더불어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출신인 박광온, 한정애 의원들을 주요 당직에 임명한 것이 미래통합당과의 상임위원장 재배분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1일 회동을 갖고 상임위원장 재배분에 관한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통합당을 예방한 자리에서 "국회 구성과 관련해서 개원 협상 과정에서 두 세달 동안 어떤 진통 있었는지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다"며 "여야 원대끼리 잘 논의해주고, 개원 협상 과정 우여곡절 다시 반복되면 국민들 걱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31일 기자 간담회에서도 상임위원장 재배분에 대해서 양당 원내대표끼리 상의할 것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상임위원장 재배분을 요구하는 통합당의 진의 파익이 우선임을 전제했지만 이번 주요 당직자 인선 과정에서 이미 상임위원장 재배분을 염두한 인사를 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31일 일 민주당의 신임 사무총장에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광온 의원을, 정책위원회 의장에는 보건복지위원장인 한정애 의원을 선임했다. 각 분야에 적합한 인사를 했다고 밝혔지만, 통합당과 상임위원장 재배분 협상을 앞두고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다.

통합당과 상임위원장 재배분 논의가 이뤄지면 민주당 측 상임위원장이 물러나야 하는데 이번 당직 인사를 통해 상임위원장 두 자리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박 의원과 한 의원은 당직을 수락하면서 상임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21대 국회 개원 전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민주당은 당시 총 18개 상임위원장 자리 중 7개를 통합당 몫으로 배정해주겠다고 했으나, 통합당이 끝까지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요구하자 협상이 결렬됐다. 이번 재협상 과정에서도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논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