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준/사진=셀리온 스튜디오 제공
김명준/사진=셀리온 스튜디오 제공
김명준이란 이름 석자는 아직 낯설지만 그가 활약했던 작품들을 보면 심상치 않다. 2015년 영화 '글로리데이'를 시작으로 '바람바람바람', '안시성', '극한직업', JTBC '멜로가 체질'과 '모범형사'까지 차근차근 필모그라피를 쌓으며 자신만의 연기를 보여줘 왔다. 특히 이병헌 감독과는 차기작 '드림'까지 4개 작품을 연이어 하면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안정된 연기력으로 감초로 활약해 왔지만 김명준은 그 자체가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유쾌한 입담으로 대화하는 사람까지 즐겁게 만드는 힘을 가진 배우였던 것. '모범형사'에서 막내 형사 심동욱으로 강력2팀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김명준은 "촬영장에서도 막내라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면서 "너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모범형사'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모범형사'의 숨겨진 센터


'모범형사'는 진실에 다가 가려는 자와 은폐하려는 자들의 대결을 담았다. 인간미 넘치는 형사 강도창(손현주)와 추리력 출중한 형사 오지혁(장승조)의 브로맨스인줄 알았던 '모범형사'는 그들이 속한 강력2팀 팀원들의 공조와 사람 냄새 나는 수사기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심동욱은 열정 '만렙' 형사로 때론 웃음을, 때론 '팩폭'(팩트 폭격)으로 선배들을 '움찔'하게 만들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모범형사' 제작진과 출연진이 김명준을 아끼는 모습은 엔딩에서도 드러났다. 주요 인물을 편집한 이미지에서 김명준이 주연 손현주, 장승조를 제치고 센터를 차지한 것. "센터에 선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김명준은 쑥스러운 듯 웃으며 "사실 그날 조남국 감독님 생신이라 연락을 드렸는데 '마지막에 한명씩 박히는데 잘 보라'고 말하시더라. 그 얘길 듣고 엔딩을 보니 뭉클했다"면서 뒷이야기를 전했다.

"뭔가 복잡 미묘하더라고요. 겨울부터 촬영을 했고, 마지막 촬영을 5월에 마쳐서 3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는데 그때 생각도 나고요. 마지막 촬영때에도 마지막 같지 않았어요. 또 수사하러 가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고요. 촬영을 진행하면서 코로나19가 확산됐는데, 수칙을 지키면서 다들 모범적으로 잘 끝낸거 같아 다행이에요."

마지막 촬영을 마친 후 계절이 바뀌었지만, '모범형사' 출연진들은 여전히 끈끈했다. 촬영을 시작하면서 개설된 단체 채팅방은 여전히 활발하게 대화가 오가고 있다. 방송이 끝난 후에도 시즌2에 대한 염원을 함께 외치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고.

맏형인 손현주를 필두로 극중 이미 숨을 거둔 지승현, 조재윤까지 "쌍둥이로 나오겠다", "점을 찍고 나오겠다"면서 시즌2 참여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는 후문이다.

"손현주 선배와 감독님은 SBS '추적자:THE CHASER' 이전부터 함께한 인연이 있으시더라고요. 돈독한 관계셔서 그런지 다른 촬영팀 분들과도 가족같은 분위기셨어요. 그렇게 잘 이끌어 주셨고, 장승조 선배는 조용히 와서 힘든 건 없는지, 밥은 먹고 다니는지 챙겨 주시고요. 제가 소속사가 없어서 촬영장에 갈 때에도 힘들었는데, 김지훈 선배가 촬영장까지 태워 주시고, 대본도 같이 봐주시고, 정말 사랑을 많이 받았던 현장 같아요."

군생활 의경으로…"형사 캐릭터, 도움 됐죠"

김명준/사진=셀리온 스튜디오 제공
김명준/사진=셀리온 스튜디오 제공
김명준은 대학원까지 학업을 병행하다 늦은 나이에 연기자로 전향했다. 이미 일찌감치 군 복무도 마쳤다고. 2015년 서울경찰청홍보단으로 만기 전역한 김명준은 "의경 생활 덕분에 형사들의 생활을 직접 보면서 '모범형사'에서도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캐릭터에 대해 따로 제가 더 한 것은 없었어요. '추적자'를 만든 감독님, 수사물을 전문으로 써오셨던 작가님과 한다는 거 자체가 저에겐 영광이었고, 그저 대본에 나온 그대로 따라가려 했죠. 또 이전에 의경 생활을 하면서 형사님들을 만났던 걸 기억하면서 관련 다큐멘터리도 보고요. 촬영을 시작한 후엔 선배님들과 연기하는 덕을 톡톡히 봤어요. 형들이 자연스럽게 하니, 저도 모르게 툭툭 반응이 나왔어요. NG도 없이 속전속결로 촬영이 진행됐죠. 이런 현장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제 꿈은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배우"

김명준/사진=셀리온 스튜디오 제공
김명준/사진=셀리온 스튜디오 제공
김명준은 연기를 시작하면서부터 "긍정적으로 보기 편안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다고. 그의 바람은 '모범형사'를 하면서 더욱 구체화 됐다.

김명준은 "'모범형사'를 하면서 좋은 선배들을 많이 만났다"며 "연기 뿐 아니라 평소에도 편안한 분위기기를 만들어 주셨는데,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싶었고, '그런 아우라를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엔 '드림' 촬영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범형사' 촬영을 마친 후엔 '드림'에 합류하기 위해 축구 레슨을 받았어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 비가 많이 내렸는데, 이제 열심히 촬영해야 할 거 같아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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