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국회 법사위 회의실에서 전체회의가 열린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최재형 감사원장, 조재연 법원행정처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1일 오후 국회 법사위 회의실에서 전체회의가 열린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최재형 감사원장, 조재연 법원행정처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 1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문제로 또 파행됐다. 여당은 추미애 장관 아들에 대한 야당 공세가 잔인하다고 항의했지만, 앞서 여당도 보수 진영 인사들의 자녀 병역 문제를 강하게 제기한 적 있어 '자충수'란 평가도 나왔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법사위에서 추미애 장관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사건에 대한 현안질의를 요구했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여야 간사 간 설전이 벌어지자 정회를 선언했다. 법사위는 정회 후 밤 12시를 넘겨 자동 산회됐다.

법사위 소속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추미애 장관에 대한 현안질의를 막았다며 규탄하고 나섰다.

통합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있을 수 없는 사실상 폭정"이라며 "상황이 안 좋고 불리하다고 판단되니 야당 의원들의 현안질의마저 박탈했다. 의원들은 헌법기관으로 정부를 상대로 질의할 권리와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도 "여당에서는 현안질의 자체를 봉쇄하고 있다"며 "정회 선언을 하고 자동적으로 뭉개버렸다. 떳떳하다면 왜 그렇게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1일 국회에서 열리니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미래통합당 간사(왼쪽)가 윤호중 위원장에게 의사진행을 항의하고 있다. 가운데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간사. 사진=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1일 국회에서 열리니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미래통합당 간사(왼쪽)가 윤호중 위원장에게 의사진행을 항의하고 있다. 가운데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간사. 사진=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올 7월에도 통합당이 추미애 장관 아들 문제를 제기하자 법사위가 파행된 바 있다. 추미애 장관은 당시 통합당 의원 질의에 "소설을 쓰시네"라고 발언하면서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며 난장판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장관을 적극 감싸고 있다. 설훈 의원은 "추미애 아들은 (몸이 아파)안 가도 되는 군대를 갔다. 오히려 칭찬해줘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법사위 파행 후 통합당 측에 '아들 문제 제기는 잔인하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진 의원은 법사위 파행 후 페이스북을 통해 "여당에선 야당이 잔인하다고 난리"라며 "법사위 여당 간사는 야당 의원들 대기실에까지 찾아와 '아들 가진 엄마'에 대한 이해를 외쳤다. 그러나, 지금의 여당이 야당이라면 어떻겠나. 평범한 병사가 아무런 기록도 없이 어떻게 23일을 연달아 쉴 수 있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추미애 장관 자신은 보수 진영에서 자녀 의혹이 터질 때마다 공세에 앞장섰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라스푸틴의 딸이 붙잡혔다는 보도가 나온다. 국제적 망신"이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장관은 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던 시절 불거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 '운전병 특혜 의혹'을 비롯해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선후보 아들 병역비리 의혹도 앞장서 제기했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