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장관의 "금수 해제" 트윗에 터키 외교부 "상응 조치하겠다" 성명 발표
미, 키프로스 무기금수 33년만에 해제…터키 강력 반발
미국이 동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33년만에 해제하고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자 터키가 반발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키프로스는 동지중해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다음 회계연도부터 키프로스에 대한 비살상 방위물자에 대한 판매 제한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의 통일을 지원하고 양측이 군수 경쟁을 벌이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이 1987년 발효한 무기 금수 조치는 33년 만에 해제됐다.

앞서 미국은 지난 7월 12일 하원에서 키프로스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해제하고 군사훈련을 지원하는 조항이 담긴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의 이같은 금수 해제 조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터키와 그리스가 동지중해의 천연가스 자원을 두고 대치 중인 가운데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키프로스는 미국의 무기 금수 해제 조치를 반겼다.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과의 통화 후 미국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나 터키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이 키프로스 섬의 "평등과 균형을 무시한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터키 외교부는 성명에서 나토 동맹국들이 이를 검토해주길 바란다며 "그렇지 않다면 터키계 키프로스인의 안보 보장을 위해 후견 국가로서의 법적·역사적 책임에 맞게 필요한 상응조치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섬나라인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에서 독립했으나 그리스 정교를 믿는 남부 그리스계와 이슬람교인 북부 터키계의 갈등이 계속됐다.

1974년 친 그리스 장교들이 그리스와의 합병을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군이 섬 북부를 점령하면서 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로 분단됐다.

분단 이후 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는 동지중해의 해상 경계를 놓고 갈등을 빚었으며 지난해 키프로스 연안에서 대규모 가스전이 발견되면서 갈등은 더욱 심화하는 모양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