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선 숨겨 시어머니 등 5명 연쇄감염, 병원 접촉 600명 추가 검사
마스크 썼다는 진술도 '글쎄'…고위험 환자 많아 방역당국 초긴장

청주의 70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된 병원 관련 진단검사 대상자가 500∼6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해당 병원 이용자의 상당수가 고령인 데다 대상포진 등 면역력 저하 질환자로 고위험군에 속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집회·입원 제때 알렸더라면" 청주 요양보호사 거짓말 일파만파
2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청주시 상당구 거주 70대 방문요양보호사 A씨는 같은 달 18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서원구 사직동에 있는 B병원을 방문했다.

이어 21∼24일에는 치료를 위해 이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

그러나 A씨는 이를 방역당국에 알리지 않다가 DUR(의약품 처방 조제 지원 시스템) 조회를 통해 뒤늦게 들통났다.

A씨는 병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진술했으나, 같은 입원실을 이용한 옥천군 거주 60대 C씨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 역시 신뢰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A씨와 C씨가 병원을 이용한 지난달 17∼29일 사이 동선이 겹치는 모든 사람에 대해 전수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대상은 병원 관계자, 입원·외래 환자를 모두 합하면 500∼600명에 이를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중복자를 추려내고 CCTV 분석을 통해 밀접 접촉자를 구분하는 한편 2∼3일 내 이들 모두를 청주 관내 4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B병원 이용자의 상당수가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점이다.

이 병원은 대상포진 치료를 잘한다고 소문나 청주에서 제법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A씨 역시 대상포진 치료를 위해 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포진이 면역력 저하로 인해 생기는 질환인 데다, 고령 환자가 많다는 점에서 코로나19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

충북도 관계자는 "A씨가 병원 진료 사실을 제때 알리지 않았고 검사 대상자도 많지만,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추가 감염자가 없는지 조속히 진단검사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다녀오고도 이 사실을 부인하며 방역당국의 진단검사 권유를 거부한 바 있다.

그 사이 A씨의 90대 시어머니와 40대 조카, A씨가 소속된 청주의 한 주간보호센터 이용자인 80대 노인과 40대 동료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동선을 숨긴 A씨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