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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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폭염 시기,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의료진이라고 표현되었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직접 자신의 SNS에 이러한 내용의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이어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습니까"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시작부터 끝까지 간호사들의 노고를 칭찬하면서 "간호사 여러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공공의대, 의사 정원확대 등에 맞서 파업을 결정한 의사들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집단휴진에 들어간 대한전공의협의회를 향해서는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의사들의 파업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간호사협회에 힘을 싣기 위한 의도적인 발언이라는 해석도 있다. 대한간호사협회는 지난달 27일 ‘의료인의 윤리적 책임을 저버리는 진료거부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통해 "의료공백 상태를 발생시킨 의사들은 집단휴진을 당장 중단하고 의료인들이 모두 힘을 합쳐 당면한 코로나19 재확산 위기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의료현장을 떠난 것은 윤리적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의사들을 비판했다.

통합당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즉각 '좌표찍기'라며 비판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좌표를 찍었다"며 "의사를 향한 대리전을 간호사들에 명하신건가"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헌신한 '의료진' 그 짧은 세 음절마저 '의사와 간호사' 분열의 언어로 가르는 대통령"이라며 "다음엔 누구를 적으로 돌리실 셈인가"라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