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가능성 낮은데"…주가 급등한 삼성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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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땐
삼성전자 보유 지분 매각해야
양도차익 법인세만 5兆에 달하고
연간 배당수익도 7000억 날아가
삼성전자 보유 지분 매각해야
양도차익 법인세만 5兆에 달하고
연간 배당수익도 7000억 날아가
삼성생명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약 8.5%를 매각하고 주주 환원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나오는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생명은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난 1일 7.19% 급등했다가 2일엔 2.29% 하락했다. 주가는 한 달 동안 4만7350원에서 6만4100원으로 35% 뛰었다.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보험업법 개정안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6월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현행법은 보험사의 손실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계열사 주식을 총자산의 3% 이하로만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을 ‘취득원가’(현행법)가 아니라 ‘시장가격’으로 평가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생명이 1980년대 취득한 삼성전자 지분의 취득원가는 약 5400억원이다. 시장가격으로 바꾸면 삼성전자 지분가치는 약 28조원으로 늘어난다. 삼성생명 총자산의 3%(약 9조원)까지 보유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20조원어치를 내다 팔아야 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이 나서서 전자 지분을 매입할 것으로 기대한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삼성물산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43.44%)을 삼성전자에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삼성물산이 가지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가치는 약 22조원이다.
재계에선 이 같은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지분 매각으로 발생하는 법인세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지나치게 비효율적인 거래라는 이유에서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 매입에 성공한다고 해도 문제가 또 있다. 총자산에서 자회사 주식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서면 강제로 지주회사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삼성물산은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 시 30% 이상) 소유해야 한다.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은 5.01%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20~30% 보유하기 위해서는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한 후에도 수십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삼성생명에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지분 처분에 따른 자본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으나, 저금리 환경에서 삼성전자의 안정적 배당수익률을 대체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28조원어치를 보유해 지난해 7196억원의 배당수익을 얻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삼성생명은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난 1일 7.19% 급등했다가 2일엔 2.29% 하락했다. 주가는 한 달 동안 4만7350원에서 6만4100원으로 35% 뛰었다.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보험업법 개정안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6월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현행법은 보험사의 손실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계열사 주식을 총자산의 3% 이하로만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을 ‘취득원가’(현행법)가 아니라 ‘시장가격’으로 평가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생명이 1980년대 취득한 삼성전자 지분의 취득원가는 약 5400억원이다. 시장가격으로 바꾸면 삼성전자 지분가치는 약 28조원으로 늘어난다. 삼성생명 총자산의 3%(약 9조원)까지 보유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20조원어치를 내다 팔아야 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이 나서서 전자 지분을 매입할 것으로 기대한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삼성물산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43.44%)을 삼성전자에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삼성물산이 가지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가치는 약 22조원이다.
재계에선 이 같은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지분 매각으로 발생하는 법인세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지나치게 비효율적인 거래라는 이유에서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 매입에 성공한다고 해도 문제가 또 있다. 총자산에서 자회사 주식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서면 강제로 지주회사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삼성물산은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 시 30% 이상) 소유해야 한다.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은 5.01%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20~30% 보유하기 위해서는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한 후에도 수십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삼성생명에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지분 처분에 따른 자본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으나, 저금리 환경에서 삼성전자의 안정적 배당수익률을 대체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28조원어치를 보유해 지난해 7196억원의 배당수익을 얻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