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고문 "오너 경영의 긍정적인 측면 간과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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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후속편 출간하는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 고문
CEO 위한 실천서 10일 펴내
누가 경영하든 잘하면 되는 것
위기에선 이건희 회장이 그랬듯
시간·공간·인간 하나라도 바꿔야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 고문
CEO 위한 실천서 10일 펴내
누가 경영하든 잘하면 되는 것
위기에선 이건희 회장이 그랬듯
시간·공간·인간 하나라도 바꿔야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사진)은 두 개의 수식어를 갖고 있다. 1992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64Mb(메가비트) D램을 공개했을 때 개발팀장을 맡았던 미국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박사 출신 ‘개발자’가 첫 번째다. 최근 크게 주목받는 건 삼성전자에서 반도체사업부 총괄사장(2008년), 대표이사 부회장(2012년) 등을 지낸 ‘전문 경영인’이란 타이틀이다. 2018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상징하는 《초격차》란 책을 출간하고 그의 경영 철학, 경험, 노하우를 소개한 영향이 크다.
오는 10일엔 2년 만에 《초격차》란 제목을 단 권 고문의 책이 또 나온다. 1편과 달리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실천서’ 성격이 짙다. 부제 ‘리더의 질문’에서 짐작할 수 있듯 경영 관련 질문에 권 고문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구성돼있다. 권 고문은 지난 3월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에서 물러나 상임 고문을 맡은 이후에도 평소 알고 지내던 가업승계자, 스타트업 창업자, 후배 경영인, 교수 등을 만나며 《초격차》 책에 대한 감상과 의견을 듣고 있다. “좀 더 실천 가능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싶었다”는 게 책을 낸 이유다.
권 고문은 리더와 리더십에 대해 주로 얘기했다.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성장한 한국 기업의 시스템 효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성장의 한계를 뛰어넘을 아이디어가 없는 게 문제라고 했다. 삼성 같은 일부 기업이 ‘기적 같은 성공’을 거뒀지만 경영의 초점이 ‘관리’에 집중된 건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리더가 실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위기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위기 극복의 노하우에 대해선 “위기가 왔을 땐 ‘3간(間)’ 중 하나라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3간은 시간, 공간, 인간을 뜻한다. 권 고문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로 시작한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신경영 선언’은 7·4제(오전 7시 출근, 오후 4시 퇴근)를 시행함으로써 시간의 변화를 시도한 것”이라며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이라면 ‘인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오너 경영’ ‘전문경영인’ 체제와 관련한 논쟁에 대해선 명쾌한 답을 내놨다. 그는 “누가 경영을 하든 잘하면 되는 것”이라며 “제조업 중심으로 발달한 한국에선 ‘오너 경영의 긍정적인 측면’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시설 투자와 과감한 연구개발이 중요한 제조업의 특성상 오너 기업인의 빠른 결정이 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한 만큼 ‘공(功)’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권 고문은 “회사에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하고 걱정하는 사람은 ‘오너’이고 경영 의지 측면에선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다”며 “모든 조직이 오래가려면 중심축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뛰어난 장수 없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는 것처럼 기업에서도 전문경영인과 협업하고 미래를 그릴 줄 아는 오너경영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오는 10일엔 2년 만에 《초격차》란 제목을 단 권 고문의 책이 또 나온다. 1편과 달리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실천서’ 성격이 짙다. 부제 ‘리더의 질문’에서 짐작할 수 있듯 경영 관련 질문에 권 고문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구성돼있다. 권 고문은 지난 3월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에서 물러나 상임 고문을 맡은 이후에도 평소 알고 지내던 가업승계자, 스타트업 창업자, 후배 경영인, 교수 등을 만나며 《초격차》 책에 대한 감상과 의견을 듣고 있다. “좀 더 실천 가능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싶었다”는 게 책을 낸 이유다.
권 고문은 리더와 리더십에 대해 주로 얘기했다.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성장한 한국 기업의 시스템 효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성장의 한계를 뛰어넘을 아이디어가 없는 게 문제라고 했다. 삼성 같은 일부 기업이 ‘기적 같은 성공’을 거뒀지만 경영의 초점이 ‘관리’에 집중된 건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리더가 실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위기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위기 극복의 노하우에 대해선 “위기가 왔을 땐 ‘3간(間)’ 중 하나라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3간은 시간, 공간, 인간을 뜻한다. 권 고문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로 시작한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신경영 선언’은 7·4제(오전 7시 출근, 오후 4시 퇴근)를 시행함으로써 시간의 변화를 시도한 것”이라며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이라면 ‘인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오너 경영’ ‘전문경영인’ 체제와 관련한 논쟁에 대해선 명쾌한 답을 내놨다. 그는 “누가 경영을 하든 잘하면 되는 것”이라며 “제조업 중심으로 발달한 한국에선 ‘오너 경영의 긍정적인 측면’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시설 투자와 과감한 연구개발이 중요한 제조업의 특성상 오너 기업인의 빠른 결정이 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한 만큼 ‘공(功)’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권 고문은 “회사에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하고 걱정하는 사람은 ‘오너’이고 경영 의지 측면에선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다”며 “모든 조직이 오래가려면 중심축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뛰어난 장수 없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는 것처럼 기업에서도 전문경영인과 협업하고 미래를 그릴 줄 아는 오너경영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