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동조합이 파업 깃발을 들기 위한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한국GM 노조는 1~2일 전 노조원 대상 쟁의행위 결의 찬반투표를 한 결과 80.0%(총원 대비)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조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가입을 준비하고 있고, 현대자동차 및 기아자동차 노조는 임금을 올리지 않으면 강경투쟁하겠다고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2일 한국GM 노조가 집계한 파업 찬반투표 결과를 보면 조합원 7778명 중 89.4%(6955명)가 참여해 6225명이 찬성했다. 한국GM 노조는 이르면 이번주 내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중노위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한국GM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GM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지난해 9월 전면 파업 이후 약 1년 만이다.

한국GM 노사는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하고 있다. 노조는 월 기본급을 1인당 12만304원(호봉승급분 제외) 올리고, 2000만원 이상의 성과급을 달라고 회사에 요청했다. 회사는 2014년 이후 매년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도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국GM은 올 1~8월 국내외 시장에 22만8417대의 차량을 팔았다. 전년 동기(28만7540대) 대비 20.6% 줄었다. 5년 전인 2015년 같은 기간(40만3309대)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투쟁 수위를 높이기 위해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9~10일 민주노총 가입 여부를 묻기 위한 조합원 총회를 연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제조사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나쁜데, 한국 자동차 노조만 딴 세상에 사는 것 같다”며 “노조의 무리한 행보는 결국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