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뛰었다. 임대차 3법 통과 여파로 월세는 3년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8월보다 0.7% 상승했다. 지난 3월(1.0%)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까지 1%대를 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4월 0.1%에 이어 5월엔 -0.3%까지 내려갔다. 6월 0%를 기록한 뒤 지난달 0.7%로 상승폭이 커졌다.

역대 최장기간 장마로 인해 채소류 등 식료품 가격이 폭등한 영향이 컸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은 2017년 8월(10.7%) 이후 최대폭인 10.6%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를 0.81%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농산물이 12.1% 올랐고 이 가운데 채소류가 28.5% 급등했다. 2016년 11월(32.9%) 이후 최대다. 채소류 중 배추(69.8%), 고구마(56.9%), 호박(55.4%), 토마토(45.4%) 등의 가격이 치솟았다.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10.2%, 6.4% 상승했다.

집값 급등 여파로 전·월세도 올랐다. 전세는 0.4%, 월세는 0.2% 상승했다. 전세는 2019년 3월(0.5%) 이후, 월세는 2017년 2월(0.3%)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공동주택관리비도 5.8%나 올랐다.

기획재정부는 “9월 소비자물가는 태풍 등 기후 여건과 코로나19 전개 양상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추석을 앞두고 수급 불안 방지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