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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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폭염 시기,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의료진이라고 표현됐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사진)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남겼다. 해당 메시지의 취지는 의료진 집단휴진 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간호사들을 격려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의 발언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서 의사들보다 간호사들이 현장에 더 많았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어서다.
지난달 31일 서울 동작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방호복을 고쳐입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달 31일 서울 동작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방호복을 고쳐입고 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 발언은 사실일까?

보건복지부가 지난 6월1일까지 집계한 '의료인력지원 현황'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방역 최전선에 뛰어든 자원 의료인력은 의사 1790명, 간호사·간호조무사 1563명, 임상병리사 등 기타인력 466명 등이다. 의사가 가장 많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자체가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야권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의사와 간호사를 '갈라치기'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의사의 빈자리를 지키는 간호사를 독려하기 위한 취지임을 감안해 의료계가 정부와의 협상을 전제로 합의안 마련에 착수한 상황에서 이런 게시글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간호사들은 반겼을까? 적어도 젊은 간호사들은 그렇지 않았다. 젊은 간호사회는 "간호사 노고를 알아주시는 데 감사하다"면서도 "현재 있는 의료인력부터 확실히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2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의료인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2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의료인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젊은 간호사회 : 간호사 노고를 알아주심에 감사하다. 의료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면 현재 있는 의료인력부터 확실히 지켜달라.

열악한 근무, 가중된 근무환경, 감정노동이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게다가 간호사들의 어려움을 줄이는 방법은 간호대 증원, 지역간호사제가 아니다. 간호협회가 아닌 진짜 간호사 목소리를 들어달라.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