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of the week] 美 코로나 대응, 스웨덴식 모델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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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고틀리브 < 前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 >
"노인 보호하는 조치 취하면서
대중 속에 바이러스 퍼지게 해
집단면역으로 코로나 줄이자"
스웨덴이 추구하는 방식이지만
실제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젊은층도 정상적인 활동 포기
경제회복 속도도 최악 수준
"노인 보호하는 조치 취하면서
대중 속에 바이러스 퍼지게 해
집단면역으로 코로나 줄이자"
스웨덴이 추구하는 방식이지만
실제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젊은층도 정상적인 활동 포기
경제회복 속도도 최악 수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은 점점 더 일부 보수주의자의 정책적 선호를 반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노인만 보호하고, 다른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하도록 놔두라는 주장 같은 것이다. 이런 생각은 ‘집단면역을 통해 코로나19 대유행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많은 연방 정책이 이 같은 철학을 따르는 것 같기도 하다.
질병에 취약한 노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이것은 양자택일 성격이 아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떻게 퍼지고 있는지 확실히 알지 못하고, 그 감염병의 높은 위험성을 고려한다면 가능한 한 모든 곳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다. 일상생활에서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를 두고, 코로나19 개별 사례의 진단과 추적을 지속해야 한다는 얘기다.
심각한 질병과 사망 등은 나이와 연관이 많다. 한편으로는 당뇨, 비만과 같은 다른 위험 요소도 있다. 미국인의 약 10%는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40%는 비만으로 간주된다. 젊은 사람 역시 심각한 질병에 걸릴 수 있다. 지난 6월 마지막 주 선벨트 지역(캘리포니아주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이르는 온도가 높고 일조량이 많은 미국 남부 지역)에서 입원한 사람들의 약 40%가 18~49세였다.
코로나19에 걸린 뒤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린이를 포함해 사람들의 심장에 손상을 주고 염증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코로나19가 일부에서만 퍼질 것이라고 치부하기엔 그 전파력이 상당히 강하다. 선벨트 지역의 코로나19는 처음엔 주로 젊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다가 점점 더 나이든 사람들에게 스며들었다. 한 결혼식에서 집단 감염시킨 코로나19는 재활센터와 감옥 등으로 번지기도 했다. 노약자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따로 가둬 두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러나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고위험군이거나 의료 종사자가 아닌 한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며 검사 대상자 축소 관련 신규 지침을 발표했다. 그 새로운 지침은 의도가 무엇이든 지역사회가 젊고 건강한 사람들을 검사하는 것을 방해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19 추적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CDC의 최근 방침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를 스웨덴식 성공적 모델이라고 한다. 스웨덴 정부 관리들은 처음에 노인들을 보호하는 조치를 하면서도 일반 대중 사이에서는 바이러스가 자연스럽게 퍼지도록 했다. 스웨덴은 경제를 위태롭게 하지 않고도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스웨덴의 이 같은 시도를 좋은 모델이라고 말하는 것은 스웨덴이 경험한 다른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스웨덴 사람은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정상적인 활동에서 손을 뗐다. 젊은 사람들과 중년층까지 말이다. 스웨덴은 노스캐롤라이주 정도의 인구(약 1000만 명)를 갖고 있지만 5800여 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다. 게다가 집단 면역이라고 하기엔 감염자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경제 회복 속도도 주변국과 비교하면 최악의 수준이다. 지난 5월 스웨덴의 코로나19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64세의 6.7%가 코로나19 감염 흔적을 보였다. 19세 이하는 4.7%, 65세 이상 고령층은 2.7% 정도로 나타났다.
미국이 스웨덴 모델을 수용한다면 이는 일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장 큰 오해는 이미 코로나19에 면역된 미국인이 많이 있다는 믿음이다. 이런 견해는 50%에 이르는 미국인들이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것으로 알려진 ‘T세포’라는 면역 기능 세포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T세포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현재까지 확인된 인체 전염 코로나바이러스는 총 7종)로부터 얻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같은 T세포의 면역 기능에 관한 연구는 기초적인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코로나19와의 역학 관계가 없을 수도 있다.
위험한 전염병에 대처하려면 가능한 한 모든 곳에서 감염 확산을 억제해야 한다. 마스크를 잘 쓰고, 광범위한 검사를 하고, 신속하게 감염자를 추적하는 등과 같은 현명한 조치를 해야 한다. 코로나19로부터 취약 계층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모두를 보호하는 것이다.
원제=Sweden Shouldn’t Be America’s Pandemic Model
정리=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THE WALL STREET JOURNAL·한경 독점제휴
질병에 취약한 노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이것은 양자택일 성격이 아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떻게 퍼지고 있는지 확실히 알지 못하고, 그 감염병의 높은 위험성을 고려한다면 가능한 한 모든 곳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다. 일상생활에서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를 두고, 코로나19 개별 사례의 진단과 추적을 지속해야 한다는 얘기다.
심각한 질병과 사망 등은 나이와 연관이 많다. 한편으로는 당뇨, 비만과 같은 다른 위험 요소도 있다. 미국인의 약 10%는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40%는 비만으로 간주된다. 젊은 사람 역시 심각한 질병에 걸릴 수 있다. 지난 6월 마지막 주 선벨트 지역(캘리포니아주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이르는 온도가 높고 일조량이 많은 미국 남부 지역)에서 입원한 사람들의 약 40%가 18~49세였다.
코로나19에 걸린 뒤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린이를 포함해 사람들의 심장에 손상을 주고 염증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코로나19가 일부에서만 퍼질 것이라고 치부하기엔 그 전파력이 상당히 강하다. 선벨트 지역의 코로나19는 처음엔 주로 젊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다가 점점 더 나이든 사람들에게 스며들었다. 한 결혼식에서 집단 감염시킨 코로나19는 재활센터와 감옥 등으로 번지기도 했다. 노약자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따로 가둬 두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러나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고위험군이거나 의료 종사자가 아닌 한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며 검사 대상자 축소 관련 신규 지침을 발표했다. 그 새로운 지침은 의도가 무엇이든 지역사회가 젊고 건강한 사람들을 검사하는 것을 방해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19 추적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CDC의 최근 방침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를 스웨덴식 성공적 모델이라고 한다. 스웨덴 정부 관리들은 처음에 노인들을 보호하는 조치를 하면서도 일반 대중 사이에서는 바이러스가 자연스럽게 퍼지도록 했다. 스웨덴은 경제를 위태롭게 하지 않고도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스웨덴의 이 같은 시도를 좋은 모델이라고 말하는 것은 스웨덴이 경험한 다른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스웨덴 사람은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정상적인 활동에서 손을 뗐다. 젊은 사람들과 중년층까지 말이다. 스웨덴은 노스캐롤라이주 정도의 인구(약 1000만 명)를 갖고 있지만 5800여 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다. 게다가 집단 면역이라고 하기엔 감염자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경제 회복 속도도 주변국과 비교하면 최악의 수준이다. 지난 5월 스웨덴의 코로나19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64세의 6.7%가 코로나19 감염 흔적을 보였다. 19세 이하는 4.7%, 65세 이상 고령층은 2.7% 정도로 나타났다.
미국이 스웨덴 모델을 수용한다면 이는 일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장 큰 오해는 이미 코로나19에 면역된 미국인이 많이 있다는 믿음이다. 이런 견해는 50%에 이르는 미국인들이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것으로 알려진 ‘T세포’라는 면역 기능 세포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T세포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현재까지 확인된 인체 전염 코로나바이러스는 총 7종)로부터 얻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같은 T세포의 면역 기능에 관한 연구는 기초적인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코로나19와의 역학 관계가 없을 수도 있다.
위험한 전염병에 대처하려면 가능한 한 모든 곳에서 감염 확산을 억제해야 한다. 마스크를 잘 쓰고, 광범위한 검사를 하고, 신속하게 감염자를 추적하는 등과 같은 현명한 조치를 해야 한다. 코로나19로부터 취약 계층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모두를 보호하는 것이다.
원제=Sweden Shouldn’t Be America’s Pandemic Model
정리=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THE WALL STREET JOURNAL·한경 독점제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