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식 영끌에 '신용대출' 눈덩이…"매달 3조씩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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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까지 주춤하다 6월부터 급증
6·17대책 영향으로 대출 늘어난 듯
금융당국 '신용대출' 제재 가능성도
6·17대책 영향으로 대출 늘어난 듯
금융당국 '신용대출' 제재 가능성도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면서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빠르게 늘고 있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규제하는 6·17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직후부터다.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창구를 조이는 수순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우리·국민·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8월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24조274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120조2043억원) 대비 4조704억원 늘었고, 올 들어서만 10조2935억원 급증했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5월까지 1% 미만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발표된 12·16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월평균 증가폭은 5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6·17 대책이 나오면서 신용대출 잔액이 급격하게 늘었다. 6월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3조원 늘었고, 7월에도 3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다가 지난달 증가폭이 4조원으로 확대됐다.
6·17 대책으로 신규 규제지역의 대출 한도가 줄면서 주택자금 수요가 신용대출로 흘러간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저금리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부동산 규제가 계속되자 주담대 수요가 신용대출로 일부 넘어간 것"이라며 "역대 최저 수준의 신용대출 금리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예금은행의 대출 금리(가중 평균·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2.70%를 기록했다. 1996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대출금리는 이보다 더 낮은 수준을 보였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수요를 자극했다는 평가도 있다. 은행권을 향해 신용대출에 대한 각별한 관리·감독을 주문하면서 늦기 전에 받아두는 일명 '묻지마 신용대출'이 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식시장 호황도 힘을 보탰다. 주식시장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청약증거금이 수십조 단위로 몰리고 있다. 최근 등락을 거듭할 때마다 개인들의 주식 떠받들기는 계속되고 있다. 해외 주식 투자도 늘어나는 등 자금수요가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신용대출 증가세가 계속될 경우 이를 막기 위한 금융당국의 제재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하향 조정하거나 신용대출이 있을 경우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더 까다롭게 하는 식이다.
언제든 꺼내쓸 수 있는 시중은행 요구불예금 잔액도 함께 늘고 있다. 8월 말 기준 5대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536조5578억원으로 전월(523조3725억원)과 비교해 13조2953억원이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대출로 받은 자금이 당장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요구불예금으로 묶여있는 것"이라며 "지난 7월 증시가 크게 오르며 요구불예금이 10조원 가량 빠졌는데, 신용대출이 늘어나면서 한 달 만에 그 이상의 자금이 몰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우리·국민·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8월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24조274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120조2043억원) 대비 4조704억원 늘었고, 올 들어서만 10조2935억원 급증했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5월까지 1% 미만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발표된 12·16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월평균 증가폭은 5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6·17 대책이 나오면서 신용대출 잔액이 급격하게 늘었다. 6월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3조원 늘었고, 7월에도 3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다가 지난달 증가폭이 4조원으로 확대됐다.
6·17 대책으로 신규 규제지역의 대출 한도가 줄면서 주택자금 수요가 신용대출로 흘러간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저금리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부동산 규제가 계속되자 주담대 수요가 신용대출로 일부 넘어간 것"이라며 "역대 최저 수준의 신용대출 금리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예금은행의 대출 금리(가중 평균·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2.70%를 기록했다. 1996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대출금리는 이보다 더 낮은 수준을 보였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수요를 자극했다는 평가도 있다. 은행권을 향해 신용대출에 대한 각별한 관리·감독을 주문하면서 늦기 전에 받아두는 일명 '묻지마 신용대출'이 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식시장 호황도 힘을 보탰다. 주식시장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청약증거금이 수십조 단위로 몰리고 있다. 최근 등락을 거듭할 때마다 개인들의 주식 떠받들기는 계속되고 있다. 해외 주식 투자도 늘어나는 등 자금수요가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신용대출 증가세가 계속될 경우 이를 막기 위한 금융당국의 제재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하향 조정하거나 신용대출이 있을 경우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더 까다롭게 하는 식이다.
언제든 꺼내쓸 수 있는 시중은행 요구불예금 잔액도 함께 늘고 있다. 8월 말 기준 5대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536조5578억원으로 전월(523조3725억원)과 비교해 13조2953억원이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대출로 받은 자금이 당장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요구불예금으로 묶여있는 것"이라며 "지난 7월 증시가 크게 오르며 요구불예금이 10조원 가량 빠졌는데, 신용대출이 늘어나면서 한 달 만에 그 이상의 자금이 몰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