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간호사 응원글' 편가르기 논란 일파만파…홍준표 "글 내려라"

"의사 간호사를 편가르기 위한 목적이 너무 뻔히 보이는 발언이라 차라리 사칭 계정이길 바랬는데 대통령 공식 SNS였네요. 화가 난다기보다 부끄러워서 할 말이 없습니다."

분명 "힘을 내라"는 메시지였는데도 불구하고 "실망했다", "해킹 당한 것 아니냐"는 댓글이 문재인 대통령 SNS에 폭탄처럼 쏟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의사들이 떠난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분들을 위로한다”며 올린 메시지가 의사와 간호사간 편가르기 논란을 일으켰고 이 글에는 평소의 10배에 달하는 3만 2천여개의 댓글이 이어졌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SNS 글에서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습니까?”라며 "지난 폭염 시기,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다. 의료진이라고 표현되었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도 적었다.

본인을 간호사라고 밝힌 이들도 ‘간호사는 간호사로서 존중받아야하지 편가르기 수단으로 이용돼선 안된다"고 공분했다.

"의사는 의사의 역할이 있고 간호사는 간호사의 역할이 있는데 의사들의 짐을 간호사가 떠맡는다는 게 무슨 말이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야당은 의사와 간호사를 ‘갈라치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롭게 당명을 바꾼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헌신한 의료진’ 그 짧은 세 음절마저 ‘의사와 간호사’ 분열의 언어로 가르는 대통령 이라며 다음엔 누구를 적으로 돌리실 셈인가?”라고 물었다.

젊은간호사회도 입장문을 내고 "열악한 근무, 가중된 근무환경, 감정노동이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라며 "간호사들의 어려움을 줄이는 방법은 간호대 증원, 지역간호사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가수 아이유 관련해서는 팬클럽 조차 성명을 내 편가르기에 아이유를 이용하지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아이유가 간호사들에게만 기부한 것은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쾌감을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수 아이유가 간호사들에게 아이스 조끼를 기부했다는 소식도 들었다”고 한 부분을 꼬집은 것이다.

청와대 측은 “특정 직군 행사에서 맞춤형 인사말을 하듯이 간호사들에게 덕담을 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역풍은 아직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 갈라치기도 모자라 이젠 의사, 간호사도 갈라치기 하나"라고 저격했다.

홍준표 의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이 참 유치하다고 생각했는데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글은 참으로 속보이는 유치한 글이다. 그만 내려라"라며 "대통령 답지 않은 글이다"라고 일갈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