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그 흔한 얼음을 왜 GS25에서 수입할까

GS리테일, 1㎏ 봉지 얼음 대만 수출
대만 '중추절' 무더위 수년째 얼음 품귀현상
한국 편의점 얼음 보며 수출 '러브콜'

GS25 "3년 전 무더위 때 얼음 공급망 대량 확보"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오는 7일 40피트 냉동 컨테이너 10대분의 얼음을 대만으로 수출한다고 3일 밝혔다. 대만 편의점에 1kg 봉지 얼음 20만개를 수출하는 것. 국내 편의점이 얼음을 수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얼음 수출은 지난 5월 편의점 GS25가 야구공 크기 얼음이 컵에 담긴 '빅볼 아이스컵 얼음'을 내놨다는 소식을 듣고 대만 측에서 문의가 들어와 이뤄졌다. 대만측은 포장 용기는 제외하고 얼음만 수입하기를 원했다는 후문.

물만 얼려서 냉동 유통하는 얼음은 그 동안 수출을 고려할 만한 품목이 아니었다. 냉동 컨테이너로 옮기는 물류비가 원재료비보다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대만이 한국에서 얼음을 수입하기로 한 이유는 중추절(중국의 추석으로 한국과 같은 음력 8월15일) 무더위 때문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대만은 최대 명절인 중추절 연휴 때마다 매년 극심한 무더위로 얼음 수요가 폭증해 공급 부족 현상을 겪어왔다"며 "대만 내 생산 여력이 없어 이웃 국가의 얼음 제품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은 3년 전 여름 무더위 때문에 '얼음 대란'을 겪고 나서 국내 얼음 공급처를 대량 확보했다. 올 여름은 긴 장마로 얼음 수요가 크게 늘지 않았지만 넓은 공급망을 갖추고 있어 수출 요청에 바로 응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GS리테일의 전체 수출 실적은 2018년 11억원에서 2019년 3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50억원 이상을 달성할 전망이다. 지난 5월 해외소싱팀을 조직해 수출 업무를 강화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8월까지 350여종, 32억원 어치의 수출품이 선적을 마쳤다. 전년 동기 대비 1.8배를 넘어섰다.

지난 6월에는 고기가 들어있지 않은 '미트프리 만두 3종'을 수출 전용 상품으로 개발해 4만5000여봉지를 수출하기도 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2년 내 연간 수출액 200억원을 달성하고 대상 국가도 유럽 등 50여개국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수출 전용 상품 개발 뿐 아니라 국내 강소기업 상품을 적극 발굴해 해외 판로 개척으로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