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을 통해 마치 의사와 간호사들을 편가르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청와대는 "해당 글은 대통령이 작성한 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3일 청와대가 내놓은 입장을 종합하면 간호사 응원글은 대국민 메시지를 관리하는 기획비서관실에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8년 고민정 당시 청와대 부대변인(현 국회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SNS 글을 직접 쓰신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고민정 당시 부대변인은 "직접 써서 올리시고 다만 본인이 자판으로 쳐서 엔터를 쳐서 올리고 이런 것까지는 아니지만 본인이 직접 글을 다 쓰셔서 관리자에게 전해지면 관리자가 업로드한다. 업로드 역할만 관리자가 할 뿐, 글을 그분들이 다 쓰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논란이 불거지자 청와대가 종전과 다른 입장을 내놓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고민정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현재 대통령 SNS 시스템 자체도 어떻게 돌아가는지 저조차도 모르는 것"이라며 "제가 청와대 있을 때도 여러 가지 시스템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고민정 의원은 "앵커 멘트, 특히 오프닝 같은 경우 작가들이 쓰기도 하고, 취재했던 현장 기자들이 쓰기도 하는데 때로는 앵커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고치기도, 데스크가 고치기도 한다. 그러면 그것은 누구의 것이냐라고 묻는다면 바로 답하기가 참 어려운 부분일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SNS도 비슷한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하지만 청와대가 간호사 응원글을 대통령이 직접 쓰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페북 글을 직접 쓰신다고 할땐 언제고 이제와서는 비서관이 의사, 간호사 갈라치기 글을 올렸다고 한다"며 "문 대통령은 참 좋으시겠다. 유리할땐 내가 했고, 불리하면 비서관이 했다고 해주니"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글쎄요, 대통령 페북에 대통령 허락없이 마음대로 글을 올리는 비서관은 대통령을 조종하는 상왕쯤 되는 건가?"라고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참 구차하다. 칭찬 받을 때는 본인이 직접 쓴 것이고 욕 먹을 때는 비서관이 쓴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은 "한 마디로 문재인 대통령은 아무 잘못 없고 비서진이 잘못했다는 것인가"라며 "대통령이 썼든 비서진이 작성했든 공식적으로 나온 말과 글은 온전히 대통령의 것이니 책임도 최종 결재를 한 문재인 대통령 본인이 지는 것이다. 비서진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