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일제히 급락한 3일(현지시간) “증시가 금융위기의 전조인 ‘민스키 모멘트(Minsky moment)’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나와 이목을 끌었다.

론 윌리엄 RW투자자문 설립자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민스키 모멘트로 알려진 자산가격의 급격한 붕괴로 넘어가는 시점이 바로 지금일 수 있다”며 “증시가 지난 3월 기록한 저점으로 다시 추락할지 모른다”고 비관론을 제시했다. 그는 민스키 모멘트를 맞아 증시가 20~30% 급락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이 일었던 3월의 ‘바닥’을 다시 확인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스키 모멘트는 미국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가 주창한 금융 불안정 가설 이론이다. 누적된 부채가 임계점을 지나면서 자산가치 붕괴와 경제위기를 일으키는 순간을 일컫는다. 과도한 부채 확대에 기대 금융시장의 호황이 이어지다가 호황이 끝나면 은행에 빚을 낸 채무자들의 부채 상환 능력이 나빠지고 결국 채무자는 건전한 자산까지 팔아서 빚을 갚으면서 금융 시스템이 붕괴되고 금융위기까지 초래한다는 것이다. 민스키의 이론은 주류 경제학계에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 투자를 비롯해 국가 재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미 정부의 부양책과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코로나19 백신 전망 등에 투자자들이 베팅하면서 시장은 최근 몇 달간 폭넓은 강세장을 경험했고 이 같은 상황에서 자칫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윌리엄 창업자의 설명이다.

그는 “금융경제와 실물경제 사이의 격차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지금의 V자형 회복은 3월 초 저점을 다시 테스트하는 완만한 W자형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번 증시 급락이 건전한 조정이라는 시각도 많다고 CNBC는 전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