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리포트·데어 벗 포 더

▲ 죽음이 너희를 갈라놓을 때까지 = 언제부턴가 그 누구도 말하지 않던 노인 혐오와 소외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는 소설이다.

순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 스타일을 지닌 김희선의 두 번째 장편으로, 독특한 상상력을 동원해 우리 사회가 노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드러낸다.

한 마을의 노인들이 모두 사라지고 그 배후에는 '웰다잉협회', '뉴 제너레이션' 등의 이름으로 포장한 기괴한 집단이 있다.

김희선은 작가의 말에서 "세상에 침묵을 강요당하는 사람들이 있다.

때로 그들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없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면서 "그들을 대신해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당내 가장 논쟁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월간 '현대문학'을 통해 소개한 뒤에 퇴고를 거쳐 단행본으로 내놓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스물아홉 번째 책이다.

현대문학. 188쪽. 1만3천원.
[신간] 죽음이 너희를 갈라놓을 때까지
▲ 하얼빈 리포트 = 안중근 의사가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사건의 막후를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재구성한 장편 역사소설이다.

작가 유홍종은 이 사건이 친러 성향인 고종이 지휘한 '하얼빈 작전'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설정했다.

친러 세력의 중심으로 일본 대신 러시아를 의지하려 했던 고종의 왕후도 일본인들에 시해되지 않고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묘사한다.

친중파가 세력을 잃은 가운데 고종과 왕후를 중심으로 한 친러파와 소장파 중심의 친일파가 치열한 세력 대결을 벌인다.

유홍종은 출판사 인터뷰에서 "황후가 시해되지 않았다는 증거는 너무 많다"면서 "(소설) 본문에 모든 자료들을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소이연. 328쪽. 1만5천원.
[신간] 죽음이 너희를 갈라놓을 때까지
▲ 데어 벗 포 더 = 영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인 스코틀랜드 출신 앨리 스미스가 2011년 발표한 장편소설.
우연히 초대된 파티에서 남의 집 예비침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몇 달 간 나오지 않는 엉뚱한 남자의 이야기다.

이 남자는 9살짜리 소녀와 쪽지를 통해서만 언어유희 같은 의사소통을 한다.

데어(there), 벗(but), 포(for), 더(the) 모두 4개 장으로 이뤄진 소설은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남자 마일스를 통해 현대 문명과 인간의 위선을 풍자한다.

서창렬 옮김.
민음사. 444쪽. 1만6천원.
[신간] 죽음이 너희를 갈라놓을 때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