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식재료 통해서도 코로나 감염?…전문가들 "위험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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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식품發 감염 위험 살펴보니
감염 의심자는 식품 취급서 배제
감염사례 보고된 적도 없어
표면 오염 지나친 걱정 안해도 돼
식품發 감염 위험 살펴보니
감염 의심자는 식품 취급서 배제
감염사례 보고된 적도 없어
표면 오염 지나친 걱정 안해도 돼
음식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파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충남 청양에 있는 김치공장인 한울농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인되면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식재료나 배달음식 등을 통해서는 코로나19가 전파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해왔다. 코로나19는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질환이기 때문에 식품매개 감염병과는 전파 경로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식품이나 음식을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알아봤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 달리 감염병과의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고광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최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연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을 통해 “노로·지카바이러스, 사스와 메르스 등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종플루 등 신종 감염성 질환 발생 빈도는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감염병의 66%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코로나19는 박쥐, 천산갑 등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러스는 생물체 안에서만 복제하는 극미소 감염체다. 작고 기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고 교수는 “인류의 생활환경이 바뀌면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며 “동물 사육이나 가축 생활 환경 밀도가 높고 의약품을 오남용하는 것 등은 신종 감염병 발생 확률을 높인다”고 했다. 사람이 사는 환경이 점차 과밀해지는 것도 감염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런 바이러스의 특성을 파악하면 감염 위험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창순 중앙대 생명공학대 교수는 “바이러스는 세포특이성을 지니고 있다”며 “코로나19는 호흡기바이러스로, 호흡기 세포를 감염시키고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고 했다. 위장관에 침입하는 식중독 유발 바이러스처럼 음식을 통해 직접 감염될 위험은 높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중 상당수는 감염자의 비말 등이 묻은 식재료 등을 통한 감염 위험이다. 코로나19는 대기중 에어로졸 상태에서는 빠르게 바이러스가 감소한다. 환경이 잘 보존됐을 때도 3시간 정도 생존력을 유지한다.
하지만 매끈한 플라스틱 표면처럼 안정적인 상태에서는 온도와 습도 등이 최적화됐다면 최대 1주일까지도 살 수 있다. 대변, 침 등 감염자가 내뱉은 분비물 등에서는 몇 주까지도 생존한다. 상당수 소비자는 이런 바이러스를 통한 환경 감염 위험을 걱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전파 위험이 낮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은 식품 취급 작업에서 배제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혹시라도 감염자를 통해 표면이 오염돼도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킬 만큼 충분히 많은 양이 오염되지 않을뿐더러 이렇게 감염된 사례도 보고된 바 없다”고 했다. 코로나19는 대부분 기침 등으로 나온 비말을 통해 직접 감염되기 때문에 물체 표면 오염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FDA는 장을 볼 때 단계별로 지켜야 할 수칙도 정리해 소개했다. 장볼 때는 쇼핑 리스트를 준비해 1~2주 정도 필요한 식료품만 구입해야 한다. 많은 양의 식품을 미리 구입해두면 음식이 상해 식중독 등 다른 질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상점에 있는 동안에는 마스크를 써야 하고, 쇼핑 카트와 바구니 손잡이는 잡기 전 닦는 것이 좋다. 재활용 쇼핑백을 사용한다면 쓸 때마다 깨끗이 씻어야 하고 마트 안에서는 6피트(1.8m)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장보는 동안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것은 삼가야 한다.
장보기를 마치고 집에 도착해 식료품 꾸러미를 푼 뒤에는 손을 씻어야 한다. 이때는 따뜻한 물과 비누를 이용해 20초 넘게 시간을 들여야 한다.
FDA는 “식료품 포장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와 관련 있다는 증거는 없다”며 “하지만 염려된다면 제품포장을 닦고 공기에 말리는 것이 좋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과일 채소는 먹기 전 깨끗한 물에 씻고 통조림은 열기 전에 뚜껑을 닦아야 한다. 육류, 조류, 계란, 해물, 딸기, 양상추, 버섯 등 부패하기 쉬운 식료품은 구매한 뒤 2시간 안에 냉장하거나 냉동하는 것이 좋다. 이는 코로나19뿐 아니라 다른 감염병을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FDA는 정기적으로 싱크대를 청소·소독하라고 권고했다.
코로나19 위험 국가에서 수입된 식품을 통한 감염 위험도 낮다. WHO는 음식 제조자가 위생수칙을 잘 지키면 배달음식도 안전하다고 했다. 허브차, 프로바이오틱스, 생강, 마늘, 고추 등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식품은 모두 과학적 근거가 없다.
잘 씻는 것과 함께 중요한 것은 가열이다. ‘잠복기 환자와 찌개 등을 같이 먹으면 감염위험이 높아지는가’란 질문에 고 교수는 “침에 바이러스가 많지 않을뿐더러 바이러스는 50도 이상만 돼도 불활성화된다”며 “찌개 등 음식을 매개로 전파될 가능성보다 식사 중 대화, 재채기를 통한 (전파)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에탄올이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데 효과가 있지만 소주를 마시는 것 등은 바이러스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주를 소독제 대신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최 교수는 “손 소독제에 쓰이는 성분이 에탄올이지만 농도가 65~70% 정도로 충분해야 한다”며 “술처럼 낮은 농도를 소독제로 쓰면 바이러스가 사멸하는 살균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감염병과의 전쟁은 진행형
“감염병 책을 덮을 때다.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1967년 미국의 유명한 의사 윌리엄 H 스튜어트는 이렇게 말했다. 당시 그의 주장은 사실인 것처럼 보였다. 1900년대 인류의 주요한 사망원인은 독감, 폐렴, 결핵 등 감염질환이었지만 2000년대에는 심혈관질환, 암 등 만성질환으로 패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백신이 개발되고 치료 가능한 항생제가 나오고 사람들의 생활 환경이 위생적으로 바뀐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탰다.하지만 그의 예상과 달리 감염병과의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고광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최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연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을 통해 “노로·지카바이러스, 사스와 메르스 등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종플루 등 신종 감염성 질환 발생 빈도는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감염병의 66%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코로나19는 박쥐, 천산갑 등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러스는 생물체 안에서만 복제하는 극미소 감염체다. 작고 기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고 교수는 “인류의 생활환경이 바뀌면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며 “동물 사육이나 가축 생활 환경 밀도가 높고 의약품을 오남용하는 것 등은 신종 감염병 발생 확률을 높인다”고 했다. 사람이 사는 환경이 점차 과밀해지는 것도 감염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런 바이러스의 특성을 파악하면 감염 위험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창순 중앙대 생명공학대 교수는 “바이러스는 세포특이성을 지니고 있다”며 “코로나19는 호흡기바이러스로, 호흡기 세포를 감염시키고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고 했다. 위장관에 침입하는 식중독 유발 바이러스처럼 음식을 통해 직접 감염될 위험은 높지 않다는 의미다.
음식 등을 통한 전파 위험은 낮아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음식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낮다”고 설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세계보건기구(WHO) 모두 공통된 의견을 내고 있다. WHO는 “코로나19는 번식하고 살아남기 위해 살아있는 동물이나 인간 숙주가 필요하다”며 “음식 포장지 표면에서는 증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소비자들의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중 상당수는 감염자의 비말 등이 묻은 식재료 등을 통한 감염 위험이다. 코로나19는 대기중 에어로졸 상태에서는 빠르게 바이러스가 감소한다. 환경이 잘 보존됐을 때도 3시간 정도 생존력을 유지한다.
하지만 매끈한 플라스틱 표면처럼 안정적인 상태에서는 온도와 습도 등이 최적화됐다면 최대 1주일까지도 살 수 있다. 대변, 침 등 감염자가 내뱉은 분비물 등에서는 몇 주까지도 생존한다. 상당수 소비자는 이런 바이러스를 통한 환경 감염 위험을 걱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전파 위험이 낮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은 식품 취급 작업에서 배제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혹시라도 감염자를 통해 표면이 오염돼도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킬 만큼 충분히 많은 양이 오염되지 않을뿐더러 이렇게 감염된 사례도 보고된 바 없다”고 했다. 코로나19는 대부분 기침 등으로 나온 비말을 통해 직접 감염되기 때문에 물체 표면 오염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FDA ‘장볼 때 마스크 쓰고 2m 거리 유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소비자들이 장볼 때 지켜야 할 위생수칙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FDA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식품 표면이나 물체에서 생존할 수 있지만 이는 바이러스가 퍼지는 주요 통로는 아니다”며 “식품이나 식품포장 오염이 우려된다면 포장을 취급한 뒤, 포장에서 식품을 제거한 뒤, 음식을 준비하기 전, 먹기 전에 손을 씻어야 한다”고 했다.FDA는 장을 볼 때 단계별로 지켜야 할 수칙도 정리해 소개했다. 장볼 때는 쇼핑 리스트를 준비해 1~2주 정도 필요한 식료품만 구입해야 한다. 많은 양의 식품을 미리 구입해두면 음식이 상해 식중독 등 다른 질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상점에 있는 동안에는 마스크를 써야 하고, 쇼핑 카트와 바구니 손잡이는 잡기 전 닦는 것이 좋다. 재활용 쇼핑백을 사용한다면 쓸 때마다 깨끗이 씻어야 하고 마트 안에서는 6피트(1.8m)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장보는 동안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것은 삼가야 한다.
장보기를 마치고 집에 도착해 식료품 꾸러미를 푼 뒤에는 손을 씻어야 한다. 이때는 따뜻한 물과 비누를 이용해 20초 넘게 시간을 들여야 한다.
FDA는 “식료품 포장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와 관련 있다는 증거는 없다”며 “하지만 염려된다면 제품포장을 닦고 공기에 말리는 것이 좋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과일 채소는 먹기 전 깨끗한 물에 씻고 통조림은 열기 전에 뚜껑을 닦아야 한다. 육류, 조류, 계란, 해물, 딸기, 양상추, 버섯 등 부패하기 쉬운 식료품은 구매한 뒤 2시간 안에 냉장하거나 냉동하는 것이 좋다. 이는 코로나19뿐 아니라 다른 감염병을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FDA는 정기적으로 싱크대를 청소·소독하라고 권고했다.
소금 세척, 바이러스 사멸과는 상관없어
흐르는 물에 세척만 잘해도 바이러스 등이 90% 넘게 감소한다. FDA는 표면이 부드러운 과일은 흐르는 물에 잘 씻고 표면이 울퉁불퉁한 감자, 오이, 멜론 등은 껍질을 깨끗한 솔로 닦으라고 추천했다. 농산물 세척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소금, 식초, 레몬주스 등은 세척 효과가 없다고도 했다.코로나19 위험 국가에서 수입된 식품을 통한 감염 위험도 낮다. WHO는 음식 제조자가 위생수칙을 잘 지키면 배달음식도 안전하다고 했다. 허브차, 프로바이오틱스, 생강, 마늘, 고추 등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식품은 모두 과학적 근거가 없다.
잘 씻는 것과 함께 중요한 것은 가열이다. ‘잠복기 환자와 찌개 등을 같이 먹으면 감염위험이 높아지는가’란 질문에 고 교수는 “침에 바이러스가 많지 않을뿐더러 바이러스는 50도 이상만 돼도 불활성화된다”며 “찌개 등 음식을 매개로 전파될 가능성보다 식사 중 대화, 재채기를 통한 (전파)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에탄올이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데 효과가 있지만 소주를 마시는 것 등은 바이러스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주를 소독제 대신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최 교수는 “손 소독제에 쓰이는 성분이 에탄올이지만 농도가 65~70% 정도로 충분해야 한다”며 “술처럼 낮은 농도를 소독제로 쓰면 바이러스가 사멸하는 살균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