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최근 9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이 줄었지만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이른바 ‘불황형 흑자’ 양상이 뚜렷해진 결과다.

한국은행은 7월 경상수지 흑자가 74억5180만달러(약 8조8600억원)로 집계됐다고 4일 발표했다. 흑자폭은 2019년 10월(78억2720만달러) 후 9개월 만에 가장 컸고, 작년 7월에 비해 13.1%(8억6720만달러) 늘었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은 상품수지(수출-수입) 증가폭이 커진 영향이다. 7월 상품수지는 69억745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2.8%(7억9210만달러)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출과 수입이 모두 전년 대비 기준으로 5개월 연속 줄었다. 이달에는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크게 줄면서 상품수지가 1년 전보다 크게 늘었다. 7월 수출은 432억220만달러로 작년 7월에 비해 10.7%(52억2160만달러) 줄었다. 7월 수입은 362억2770만달러로 14.2%(60억1370만달러) 감소했다.

수출(통관기준)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반도체 수출은 81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5.5% 늘었다. 반면 석유제품은 20억6000만달러로 42.7% 줄었다. 수출국별로 보면 미국과 중국 수출액은 65억9000만달러, 117억3000만달러로 각각 7.7%, 2.5% 늘었다. 일본 수출은 21.6% 감소한 20억달러, 동남아시아 수출은 14.8% 줄어든 103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서비스수지는 11억76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이 작년 7월과 비교해 4억4010만달러 줄었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여행수지 적자(3억6960만달러)가 1년 전보다 7억5810만달러나 감소한 영향이 컸다. 임금·배당·이자 흐름과 관계 있는 본원소득수지 흑자(19억5160만달러)는 배당소득 감소 등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억1670만달러 감소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