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7월 말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이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임대차 관련 상담이 급증했다. 임대차법이 시행된지 한 달 만에 서울시 주택임대차분쟁위원회를 찾는 사람들이 이전보다 3배 늘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개정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난 7월31일 이후 8월 31일까지 한 달간 서울시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총 5620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2218건)과 비교해 약 2.5배로 증가했다. 특히 임대차와 관련한 상담 실적은 같은 기간 1539건에서 5090건으로 3.3배로 급증했다.

입법 당시 정부와 여당은 임차인(세입자)의 주거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세입자 보호제도의 대혁신”이라며 “1989년 계약 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바뀐 지 31년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임대차법에 보증보험 의무까지 줄줄이 시행

임대차 3법 뿐만이 아니다. 7·10 대책에 따라 신규 등록임대사업자는 지난달 18일부터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에 의무 가입해야 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기존 등록임대사업자는 내년 8월 18일부터다. 이를 위반하면 임대사업자는 최고 2000만원의 벌금, 최장 2년의 징역에 처한다. 보증금의 대부분은 임대인이 부담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밀어부친 임대차법의 후유증은 집주인(임대인)과 세입자(임차인)의 몫이 됐다. 시장에서는 전세매물의 씨가 말랐고, 그나마 있는 매물은 보증금이 폭등했다. 임대인(집주인)과 임차인의 갈등이 터지면서 상담센터는 찾는 이들이 급격히 늘게 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구두로 합의한 내용이 있더라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겠다며 세입자를 몰아부치는 사례는 빈번하다. 세입자의 경우 본인이 갱신청구권을 쓸 수 있는 상황인지, 집주인 실거주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등의 문의가 많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집주인은 ‘세입자와 보증금 협의가 안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급증했다. 세입자를 내보낸 후 실거주를 안 하게 돼 손해배상을 할 경우, 어느정도 수준인지를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상 4년까지 장기거주가 가능해지면서 양측간에 집수리를 둘러싼 분쟁도 이어지고 있다.

사라진 전세 매물, 전셋값은 폭등

살고 있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집을 구해야하는 사람들은 더 문제다. 시장에 매물은 줄었고 집주인들이 4년 앞을 내다보고 미리 보증금을 올리면서 당장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1일~30일)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임대차 계약은 총 6078건으로, 전월과 비교해 47.6% 감소했다. 추가 신고될 가능성을 감안해도 1만건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임대차 거래가 월 1만건 아래로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8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월 대비 0.68% 올랐다. 2015년 12월(0.7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9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