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열린 ‘서울대 우수인재 온라인 채용박람회’에는 35개 기업만 참가했다. 지난해 참가기업(120곳)의 4분의 1 수준이다. 지난 8월 31일부터 열리고 있는 연세대 온라인 채용박람회에도 참가 기업은 27곳에 불과했다. 특히 대기업들이 대거 불참해 온라인 박람회에 참가한 학생들의 실망이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자 기업들이 채용 일정을 줄줄이 연기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채용일정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온라인 채용박람회에 참가할 수 없었다”며 “향후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보면서 채용일정을 재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조금 수그러들어 기업들이 채용에 나서더라도 취업문은 그리 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취업사이트 잡코리아가 조사한 ‘하반기 대졸 신입 채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신입사원을 채용하겠다”고 밝힌 기업은 29.3%에 불과했다. 지난해 73.5%보다 무려 44.2%포인트나 급감했다. “채용하지 않겠다”고 답한 기업은 35.4%, “채용 여부를 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업체는 35.3%였다.

코로나19로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진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줄이면서 내년 2월 대학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의 ‘좋은 일자리 입사’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 중견기업 인사담당자는 “최근 한 직군의 채용공고에 서울대, KAIST 등 유명 대학 졸업자들이 지원해 깜짝 놀랐다”며 “소수 인원을 뽑는 직군의 입사경쟁률은 500 대 1에 육박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 등에서 경력을 쌓아 대기업으로 이직하려는 ‘중고신입’까지 가세하면서 입사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영상황이 나빠지자 미래가 걱정돼 더 안정된 직장을 찾으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취업시장에서는 대기업 신입사원을 뽑으면 중고신입 30%, 대학 졸업자 30%, 인턴 경험자 40%가 있다는 이른바 ‘334법칙’이 나돌 정도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