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침수되고 주택들도 위험…인명피해 보도는 없어
TV·라디오, 30분 단위로 실시간 중계하며 촉각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7일 저녁까지 북한 동부지역을 중점적으로 휩쓴 뒤 밤 들어 소멸했다.

그러나 오후 내내 이어진 폭우와 강풍으로 강원도 등 동부지역 도로와 거리 곳곳이 침수됐고 가로수가 뿌리째로 뽑히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저녁 8시 기준으로 "태풍 10호는 (함경남도) 단천시 부근으로 상륙해 북상하던 중 양강도 백암군 부근에서 저기압으로 약화했다"며 태풍 소멸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면 아직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이미 내려졌던 (태풍 관련) 경보들은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다"고 보도,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북한은 태풍이 저기압으로 약화해 소멸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영향권 내 있어 8일 오전까지 전반적으로 비가 내리고, 특히 함경북도 해안지역에는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하이선', 북한 동부 휩쓸고 밤에 소멸…"경보는 유지"
하이선이 오후 내내 북한 지역을 휩쓴 탓에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다만, 인명 피해 관련 보도는 없었다.

지난 제9호 태풍 '마이삭' 때 도로 등이 처참히 침수됐던 강원도 원산시는 또다시 도시 곳곳이 물에 잠겼다.

중앙TV는 "태풍 10호의 영향으로 송도원 도로 입구가 완전히 차단되고 송도원 구역의 소나무들이 뿌리째 넘어갔다"고 전했다.

함경남도 신포시에서도 도로와 다리가 완전히 물에 잠긴 모습이 전파를 탔다.

태풍의 영향권 내 지역의 강물과 하천도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중앙TV는 "태풍 9호 때 불어난 강물들이 아직 체지지(흘려보내지) 못한 상태에서 또다시 태풍 10호가 들이닥쳐 여러 강하천들과 저수지에 큰물경보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오후 한때 강원도 금강군 금강천도 빠른 속도로 물이 불어나면서 하천 주변의 모든 인원이 대피했고, 다리와 주변 도로들의 통행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함경북도 김책시에도 폭우가 내리면서 도로 하수망에 물이 빠지지 않아 도로가 물에 잠겼고, 해안가 주변 농장들도 침수됐다고 중앙TV는 전했다.

김책시 태풍 피해상황을 보도하는 취재기자는 강풍에 우산이 뒤집힌 채로 중계를 이어가기도 했다.
태풍 '하이선', 북한 동부 휩쓸고 밤에 소멸…"경보는 유지"
수도 평양도 태풍 피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중앙TV는 "평양시가 태풍10호의 영향권 안에 완전히 들어갔다"면서 "센바람과 폭우로 고층 건물의 유리가 깨지거나 나무들이 넘어질 수 있으므로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육해운성 책임부원도 중앙TV에 출연해 "대동강큰물지휘부에서 태풍경보를 받은 즉시 상류에 위치한 수력발전소 저수지들과 갑문들의 수위를 최대한 낮췄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은 중앙방송과 중앙TV를 통해 이날 새벽부터 재난방송 체제에 돌입해 거의 30분∼1시간 단위로 태풍 상황을 전달하며 '실시간 중계'를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