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중 올해 대선의 승리자가 누구일지 이미 알고 있을까.

7일(현지시간) 미국 증권사 BTIG의 분석에 따르면 1928년 이후 92년 동안 미 S&P500지수의 상승·하락 여부와 미 대선 결과에는 강력한 연관성이 있었다. 대선 전 3개월 동안 S&P 500 지수가 상승했을 때는 재선을 노리는 현직 대통령 또는 집권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확률은 약 90%였다. 이런 통계를 의식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증시 상승 소식을 트윗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맞붙는 미 대선이 2개월도 채 안 남은 현재 미 증시의 움직임은 다소 미묘하다. 지난달까지 S&P500과 나스닥은 코로나19로 기록한 저점에 비해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3일 미 증시가 대폭 조정을 받은 이후 가을 장 분위기는 짐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 증시에서 9월은 ‘전통적으로’ 약세장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 93년 동안 S&P 500의 9월 평균 하락률은 -0.96%였다.

줄리안 이마뉴엘 BTIC 애널리스트는 “대선이 있는 해에 8월 말부터 대선 전까지 증시가 하락한 해는 지금까지 여섯 번 있었다”라며 “모두 집권당이 졌다”고 분석했다. 공화당이 집권했던 1932년, 1960년, 2008년과 민주당이 백악관을 차지했던 1952년, 2000년, 2016년의 일이다. 여름까지는 증시가 강세였다가 가을에는 약세로 돌아섰던 2000년도 집권당에는 불운한 해로 포함됐다.

이달 증시가 어떻게 움직일지 예상하기에는 변수가 많다는 평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등장 가능성, 코로나19의 재확산 여부 등이 걸려 있다. 지난달까지 미 증시 상승을 주도한 기술기업들의 고평가 논란과 조정 가능성도 큰 변수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