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으로" 18일만에 전공의들 복귀…일부선 복귀 거부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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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아침 분주한 발걸음 속에 정상출근…외래환자들 "고마워요"
전남·전북 등 일부 지역 전공의들은 복귀 거부 집단행동 이어가 무기한 집단 휴진(파업)을 이어갔던 각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8일 병원으로 속속 복귀하면서 의료현장은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다만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거부 문제가 '불씨'처럼 남은 데다 일부 전공의들이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채 여전히 비상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갈등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 전공의 대부분 복귀…병원에 다시 '활력'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업무 복귀를 약속한 8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소속 전공의 대부분은 정상 출근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의료진 50명가량이 병원 입구에 모여 줄을 서서 차례로 입장했다.
밝은 얼굴로 서로 안부를 묻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외래 진료를 받으러 온 정모(65)씨는 "전공의 파업 소식을 접할 때마다 병원 대기 시간이 길어질까 봐 걱정이 컸는데 오늘 전공의들이 현장에 복귀한다니 무척 반갑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고대 안산병원의 전공의들도 출입 카드를 목에 걸고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모처럼의 업무 복귀에 이른 시간부터 나와 진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안산병원 관계자는 "그간 대체 인력 투입으로 버티어 오느라 좀 힘들었다"면서 "전공의들이 투입되면 미뤄졌던 진료 스케줄을 점차 앞당겨 정상을 곧 되찾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충북대학교 전공의들도 속속 의료현장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이른 시간이라 병원은 한산했지만, 시민 몇몇이 불 꺼진 창구 앞에서 접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을 방문한 윤숙자(66)씨는 전공의 파업 중단 소식에 안도하면서 "오늘이 파업 복귀 날인지 몰랐다.
의사들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복귀해줘서 고맙다.
환자들은 부모보다 의사를 더 의지한다"고 말했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7시부로 전원 출근한다고는 했는데 실제로 전공의, 전임의 모두 복귀했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며 "다만 모두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100% 정상화하려면 일주일은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과 인하대학교 병원의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도 이날 집단휴진을 중단하고 전원 업무에 복귀했다.
길병원 전공의 210여명은 전날 오후 늦게까지 과별 대표 등을 중심으로 대책 회의를 열고 대전협의 지침에 따라 업무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길병원 일부 전공의는 이날 오전 7시가 넘어 응급실 등 자신의 부서에 출근해 평소처럼 업무를 했다.
인하대 병원 전공의 180명도 이날 오전 과별로 출근을 시작했다.
인하대 병원 관계자는 "평소와 다름없이 병원은 차분한 분위기"라며 "워낙 변수가 많아 다시 또 상황이 어떻게 바퀼지 모르겠지만 이번 사태가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일부 병원 전공의, 반발하며 '업무 복귀 보류'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광주기독병원 전공의들은 이날 업무 복귀를 보류하고 단체행동을 이어갔다.
오전 8시 30분께 전남대병원 입구에는 신원 확인을 하고 건물에 들어서려는 환자와 보호자 20여명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병원을 찾은 외래 환자들은 파업 이전보다 대기시간 등이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수술 일정 등을 잡기 어려워진 지인들이 늘었다며 조속한 병원 정상화를 희망했다.
3개월마다 순환기내과 진료를 받으러 오는 A(85·남)씨는 "전공의들이 현장에서 고생하는 모습을 봐서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도 "이 파업은 본인들을 위한 것이지, 환자를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다른 방법으로 대응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 전공의들도 이날 병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북대병원 전공의 181명, 원광대병원 전공의 118명은 업무에 복귀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철회하고 내부 회의에 들어갔다.
병원 앞에서 '유령병원 양산 말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던 전공의들도 모두 회의에 참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공의는 "현재 상황이 엄중하고 민감해서 자세한 얘기는 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오늘 회의를 거쳐 업무 복귀 여부를 결정할 것 같다.
총사퇴 후 다시 꾸려진 대전협 비대위의 뜻도 살펴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전북대병원 한 관계자는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거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이를 두고 논의가 이뤄지는 것 같다"며 "합의문에 국시 추가 접수 등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선배들만 믿고 국시 접수에 응하지 않은 의대 본과 4학년들만 피해를 보게 될 상황이라 내부적 갈등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장아름 천경환 권준우 손현규 임채두 기자)
/연합뉴스
전남·전북 등 일부 지역 전공의들은 복귀 거부 집단행동 이어가 무기한 집단 휴진(파업)을 이어갔던 각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8일 병원으로 속속 복귀하면서 의료현장은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다만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거부 문제가 '불씨'처럼 남은 데다 일부 전공의들이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채 여전히 비상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갈등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 전공의 대부분 복귀…병원에 다시 '활력'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업무 복귀를 약속한 8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소속 전공의 대부분은 정상 출근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의료진 50명가량이 병원 입구에 모여 줄을 서서 차례로 입장했다.
밝은 얼굴로 서로 안부를 묻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외래 진료를 받으러 온 정모(65)씨는 "전공의 파업 소식을 접할 때마다 병원 대기 시간이 길어질까 봐 걱정이 컸는데 오늘 전공의들이 현장에 복귀한다니 무척 반갑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고대 안산병원의 전공의들도 출입 카드를 목에 걸고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모처럼의 업무 복귀에 이른 시간부터 나와 진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안산병원 관계자는 "그간 대체 인력 투입으로 버티어 오느라 좀 힘들었다"면서 "전공의들이 투입되면 미뤄졌던 진료 스케줄을 점차 앞당겨 정상을 곧 되찾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충북대학교 전공의들도 속속 의료현장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이른 시간이라 병원은 한산했지만, 시민 몇몇이 불 꺼진 창구 앞에서 접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을 방문한 윤숙자(66)씨는 전공의 파업 중단 소식에 안도하면서 "오늘이 파업 복귀 날인지 몰랐다.
의사들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복귀해줘서 고맙다.
환자들은 부모보다 의사를 더 의지한다"고 말했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7시부로 전원 출근한다고는 했는데 실제로 전공의, 전임의 모두 복귀했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며 "다만 모두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100% 정상화하려면 일주일은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과 인하대학교 병원의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도 이날 집단휴진을 중단하고 전원 업무에 복귀했다.
길병원 전공의 210여명은 전날 오후 늦게까지 과별 대표 등을 중심으로 대책 회의를 열고 대전협의 지침에 따라 업무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길병원 일부 전공의는 이날 오전 7시가 넘어 응급실 등 자신의 부서에 출근해 평소처럼 업무를 했다.
인하대 병원 전공의 180명도 이날 오전 과별로 출근을 시작했다.
인하대 병원 관계자는 "평소와 다름없이 병원은 차분한 분위기"라며 "워낙 변수가 많아 다시 또 상황이 어떻게 바퀼지 모르겠지만 이번 사태가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일부 병원 전공의, 반발하며 '업무 복귀 보류'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광주기독병원 전공의들은 이날 업무 복귀를 보류하고 단체행동을 이어갔다.
오전 8시 30분께 전남대병원 입구에는 신원 확인을 하고 건물에 들어서려는 환자와 보호자 20여명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병원을 찾은 외래 환자들은 파업 이전보다 대기시간 등이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수술 일정 등을 잡기 어려워진 지인들이 늘었다며 조속한 병원 정상화를 희망했다.
3개월마다 순환기내과 진료를 받으러 오는 A(85·남)씨는 "전공의들이 현장에서 고생하는 모습을 봐서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도 "이 파업은 본인들을 위한 것이지, 환자를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다른 방법으로 대응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 전공의들도 이날 병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북대병원 전공의 181명, 원광대병원 전공의 118명은 업무에 복귀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철회하고 내부 회의에 들어갔다.
병원 앞에서 '유령병원 양산 말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던 전공의들도 모두 회의에 참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공의는 "현재 상황이 엄중하고 민감해서 자세한 얘기는 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오늘 회의를 거쳐 업무 복귀 여부를 결정할 것 같다.
총사퇴 후 다시 꾸려진 대전협 비대위의 뜻도 살펴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전북대병원 한 관계자는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거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이를 두고 논의가 이뤄지는 것 같다"며 "합의문에 국시 추가 접수 등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선배들만 믿고 국시 접수에 응하지 않은 의대 본과 4학년들만 피해를 보게 될 상황이라 내부적 갈등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장아름 천경환 권준우 손현규 임채두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