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 연구팀(이상민 센터장, 김민주 연구원, 박준우 박사)이 고체전해질 용액을 들고 실험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9.8 [사진=한국전기연구원 제공]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 연구팀(이상민 센터장, 김민주 연구원, 박준우 박사)이 고체전해질 용액을 들고 실험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9.8 [사진=한국전기연구원 제공]
전기차 분야 차세대 전지로 손꼽히는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을 90% 이상 절감한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생산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준우 박사팀은 ▲전고체전지의 핵심 구성요소인 '고체 전해질'을 현존 가격대비 1/10 수준의 비용으로 제조할 수 있는 '특수 습식합성법'과 ▲전고체전지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고체전해질 최적 함침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기존 가연성의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전지를 말한다.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이 없고 더 작으면서 고용량 전지를 만들 수 있다는 특징을 가졌다.

그동안 전고체전지를 만들기 위해 고체 전해질을 용매에 녹여 전극에 스며들게 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지만, 녹인 용액의 점도가 높아 충분한 양의 고체 전해질 용액이 함침되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최적화된 함침 공정 설계를 통해 고체 전해질을 양극에 균일하게 분산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이를 통해 낮은 비율의 고체 전해질만으로도 활물질(리튬이온을 흡수 및 방출하면서 전기를 저장하거나 생성하는 소재)을 많이 포함하여 높은 에너지밀도를 가진 전고체전지용 양극을 제조할 수 있었다.

개발한 기술의 최대 장점은 액체 전해질 기반 리튬이온전지 양극을 제작하던 기존의 생산라인을 거의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존 리튬이온전지 제조사들도 함침 공정파트의 설비 일부만 구축하면, 쉽게 전고체전지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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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개발자인 박준우 박사는 "KERI 특수 습식합성법은 비싼 원료와 복잡한 고에너지 공정방식이 없어도 높은 수득률로 고체 전해질을 제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조 기술"이라며 "함침 기술은 기업에서 비싼 비용을 들일 필요 없이 기존 생산라인을 활용해 쉽고 간단하게 전고체전지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공정 기술이다"고 설명했다.

연구 책임자인 이상민 센터장은 "전고체전지의 가장 핵심이 되는 저가형 고체 전해질 소재에 대한 합성법이 개발돼 그 실현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며 "현재 산업부 리튬기반 차세대 이차전지 성능 고도화 및 제조 기술 개발 사업의 성공 수행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전고체전지의 대형화 및 대량생산이 요구되는 전기차, 전력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보고 기술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기술에 대한 원천특허 출원을 2019년에 완료했고 수요업체를 발굴해 전고체전지의 상용화를 주도한다는 목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