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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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의대생들의 국가고시(국시) 거부 여파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가뜩이나 의사 수 부족에서 만성적으로 시달리는 지역 대학병원들의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 지역 대학병원의 신규인력 수급 차질은 이미 만성화한 문제라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대응 업무 부담에다 국시 대량 미응시 사태까지 겹치면서 인력부족은 더 심각해질 수 밖에 없는 탓이다.

8일 일선 지역 대학병원 취재를 종합하면 의대생들의 대규모 국가고시 미응시에 따른 대책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국가고시에 합격한 의대생들이 수도권 대학병원으로 쏠리고 있는데다 의대생들이 국가고시를 대거 거부했다.

올해 의대생들의 국시 응시율은 14%에 불과하다. 총 3172명의 의대생들 중 446명만 지원한 것으로 이날까지 파악되고 있다. 매년 3000명 정도의 신규 의사들이 배출된 것과 비교하면 내년은 10분의 1의 수준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대학병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입장이다. 지방의 A대학병원은 지난해 신규 인턴 채용 결과 정원 32명 중 25명만 채용하는데 그치기도 했다. 지원자가 적다 보니 필요한 정원 만큼 인턴이 수급되지 않는 악순환은 내년에 더 심화할 전망이다. 예년처럼 3000명 정도의 신규의사가 배출 된다 하더라도 이들이 지역병원에 지원할지는 더 미지기 수인 상황이 된 탓이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신규 인턴채용에 차질을 빚을 경우 향후 5년 뒤 레지던트까지 계속해서 인력부족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지역 대학병원들은 그렇지 않아도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지금 같은 사태가 난감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지역 대학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벌써부터 내년이 걱정이다. 지방의 B대학병원 관계자는 현재도 부족한 인력 탓에 다른 인턴들이 채워나가고 있다고 귀뜸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인턴채용 결과 정원 28명중에 19명이 채용돼 현재 근무하고 있다"며 "지금 수련하고 있는 인턴들도 계속해서 우리 병원에서 일한다는 보장도 없다. 균형적으로 의사 인력을 분배할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kkw1024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