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으로 뉴스보다가 밑줄 쫙~줄친 곳 메모 가능한 '라이너'
종이 콘텐츠를 볼 때는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고, 메모를 남기는 게 어렵지 않다. 이 덕분에 다시 열어봐도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디지털 콘텐츠가 생활화하면서 정보 찾기는 쉬워졌고, 콘텐츠 양도 방대해졌다. 하지만 종이 콘텐츠처럼 필기하는 손맛은 없어졌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게 맞는 콘텐츠를 찾기도 힘들어졌다.

라이너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아이디어에서 개발됐다. 라이너를 활용하면 웹상 디지털 콘텐츠에 형광펜으로 하이라이팅(강조)을 하고 메모도 남길 수 있다. 예를 들면 크롬 브라우저로 뉴스를 보다가 중요한 부분에 드래그해 줄을 그을 수 있다. 줄 친 부분을 누르면 메모를 남길 수 있는 창도 열린다. 크롬, 파이어폭스, 웨일 등 모든 웹브라우저에서 사용할 수 있다.

기능이 하이라이팅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하이라이팅한 부분을 따로 저장해 관리하고, 다시 열어보고, 공유할 수도 있다. 하이라이팅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가 좋아할 것 같은 콘텐츠도 추천해준다. 라이너를 운영하는 아우름플래닛의 김진우 대표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형광펜을 만드는 게 목표는 아니다”며 “이용자들이 인터넷에서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정보만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 아직 라이너와 완전히 같은 형태의 서비스는 없다. 에버노트는 캡처 기능으로 텍스트 일부를 캡처해 하이라이팅할 수 있다. 하지만 텍스트 전체를 한 번에 관리하기는 힘들다. 포켓은 웹상 텍스트를 다시 보기 위해 저장해 놓는 앱이다. 하지만 하이라이팅 기능이 없다. 협업툴 노션 역시 디지털 텍스트를 저장하는 기능만 있다.

라이너의 수익모델은 멤버십 구독 서비스다. 무료 버전에 기능을 추가한 프리미엄 서비스에 과금하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찾을 법한 콘텐츠를 뉴스레터로 보내주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향후 하이라이팅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깃광고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라이너는 철저히 시장 수요를 기반으로 내놓은 서비스다. 김 대표는 2015년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서비스를 찾기 위해 무작정 미국 실리콘밸리로 갔다. 8주간 8개의 앱을 내놓고 시장 반응을 보는 게 목표였다. 라이너는 이 중 세 번째 아이템이었다. 단순히 하이라이팅하고 다시보기, 공유 기능 정도만 있는 초기 버전이었지만 가장 압도적인 다운로드 실적을 냈다. 한국으로 돌아와 라이너 서비스를 더 정교화했고 수익 모델도 다듬었다.

현재 라이너 이용자는 250만 명. 이 중 85%는 해외 사용자다. 김 대표는 “올해는 월간 순이용자(MAU)를 500만 명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KB인베스트먼트, SL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5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투자금은 마케팅과 개발 인력 모집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