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압병실 구축 사업에 속속 진출하는 기업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면서 음압병실 구축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들은 본업에서 갖고 있던 기술을 적극 활용해 음압병실이란 새로운 먹거리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음압병실은 기압 차이를 만들어 공기 중 바이러스를 병실 밖으로 못 나가게 잡아두는 시설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업체 신성이엔지는 지난 4일 코오롱모듈러스와 모듈형 음압병실 및 선별진료소의 개발·제조 및 판매를 위한 전략적 제휴협약을 맺었다. 신성이엔지는 자체 개발한 양압기와 음압기를 활용해 기류를 제어하고 병실 내부에 냉난방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코오롱모듈러스는 다수의 모듈러 시공 경험을 기반으로 제품의 설계와 시공, 제조를 담당한다. 신성이엔지는 지난 6월 삼성서울병원에 스마트 선별진료소(음압병실·사진)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존 반도체 공장에 들어가는 클린룸 기술을 응용해 음압병실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건설, 무역 등 사업을 하는 코오롱글로벌도 음압병실 투자에 나섰다. 지난달부터 자회사 코오롱모듈러스를 통해 국립중앙의료원에 30병상 규모 모듈형 음압병동을 짓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의료원 병동은 이달 말 완공될 예정”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 맞춰 공급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용 부직포를 생산하는 GH신소재, 신약 개발사인 우정바이오 등도 음압병실 구축 사업을 시작했다. 이솔테크도 최근 kcc글라스의 인테리어 브랜드 홈씨씨 및 시공업체와 손잡고 이동형 비대면 선별 진료소를 개발했다. 경남 울주보건소, 창원보건소 등에 납품할 예정이다.

기업들이 본업과 다른 음압병실 및 관련 제품 사업에 나서는 건 코로나 시대를 맞아 신규 사업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음압기 등의 성능 기준이 없어 오염물질 제거 효율, 소비전력, 소음 등이 제각각인 점은 과제로 꼽힌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