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에서 분사한 조선 기자재 업체인 에스엔시스(S&SYS)가 지난 7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국 정부로부터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형식승인을 취득했다고 9일 밝혔다. 선박평형수는 선박의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배 안에 채워 넣는 바닷물을 말한다.

배재혁 에스엔시스 사장(사진)은 “이번 승인은 기준이 대폭 강해진 국제해사기구(IMO)의 개정된 지침(뉴 G8)을 적용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앞서 2018년 국내 업체 중 두 번째로 미국 해안경비대(USCG) 선박평형수 장치 형식승인을 받았다.

선박평형수에는 출항지의 조개류와 플랑크톤 등 외래 해양 생물이 포함돼 있어 항해를 마친 뒤 버려진 곳의 해양 생태계를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IMO는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2017년 9월부터 새로 건조하는 국제 항해용 선박에 선박평형수를 살균할 별도의 처리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했다.

에스엔시스는 액화천연가스(LNG)선, 탱커 등에 장착하는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에 강점이 있다. 작년에만 약 150척의 처리장치를 수주했다. 대당 설치비용이 평균 8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1200억원 규모를 수주한 것이다.

에스엔시스는 이번 승인으로 전세계 항만에 입항하는 선박을 대상으로 추가 수주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최만수 기자 b 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