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에서 시작된 재산신고 누락 의혹이 정치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여당(더불어민주당) 지역구 의원들의 총선 선거공보물과 이번 공직자재산 신고내역을 대조해본 결과 부동산 등에 석연치 않은 변동이 있다”며 범여권의 지역구·비례대표 의원들의 재산신고 누락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는 “지역구 의원은 이광재, 이상직, 김회재, 최기상, 문진석, 허영 의원, 비례대표는 김진애, 양정숙 의원, 김홍걸, 이수진, 윤미향 의원 등이 선관위에 (재산신고 누락 의혹으로) 신고됐다”고 주장했다. 전날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재산신고 누락으로 선관위에 신고됐다”고 폭로하자 나온 반격이다.

유 의원은 “민주당은 1주택을 공천 기준으로 제시했는데 이런 ‘공천 기준’에 맞춰 선거공보물에 의도적으로 재산을 빼고 신고한 것은 유권자를 기망한 것”이라고 했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의 기준은 선거공보물이기 때문에 총선 이후 재산 내역이 달라졌다면 허위사실공표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 측 주장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광재 민주당 의원의 재산 신고액은 지난 4월 총선 당시 약 10억600만원에서 5월 말 기준(공직자 재산신고) 약 22억6000만원으로 12억원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문진석(37억원), 김회재(5억9000여만원), 최기상(3억9000여만원), 허영(5억3000만원) 의원 등도 신고액이 늘었다.

해당 의원들은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의혹을 제기한다”며 즉각 반박했다. 이광재 의원실은 “독립 생계를 하는 부모님의 재산(9억5000만원)이 이번에 포함됐고 부동산 가격이 약 3억원 오르면서 재산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문진석 의원 측은 “비상장 주식의 가격 기준이 액면가에서 평가액으로 바뀌면서 금액이 늘어났다”고 해명했다. 윤미향 의원은 “부모님 재산을 제외한 것을 마치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카더라’ 식 주장을 하는 것을 보니 어지간히 급하셨나 보다”고 비꼬았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