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죽을 순 없다"…힐튼 호텔도 코로나에 '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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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호텔들이 다시 ‘방값 할인’에 나섰다. 여름 휴가철 호캉스 수요로 잠시 한숨을 돌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며 방이 비고 있다. 가을 대목인 마이스(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행사는 사라졌다. 호텔들은 내국인들을 잡기 위해 대실 상품까지 내놓으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광장동 워커힐호텔과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이그제큐티브타워)도 20만원 초중반대에 예약할 수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객실 요금이 10만원대 후반이다.
5성급 호텔인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노보텔 서울 엠베서더 용산은 10만원 초반대도 나왔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특급 호텔들의 객실 가격이 지난해 9월보다 평균 10만원씩 낮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호텔들은 내국인들을 잡기 위해 전에 없던 상품을 만들고 있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객실을 이용하는 대실 상품이 대표적이다. 밀레니엄 힐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객실을 이용할 수 있는 ‘데이유즈’ 상품을 내놨다. 수영장과 사우나를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다. 같은 힐튼 계열인 콘래드 서울도 대실 상품을 판매한다.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들을 노린 상품들도 있다. 글래드호텔의 ‘호텔로 출근해’는 오전 8시에 체크인해 오후 7시에 체크아웃하는 패키지다. 커피와 과자 등 스낵을 제공한다. 레스케이프 호텔도 오전 8시~오후 8시 사이에 이용 가능한 ‘워크케이션’ 패키지를 내놨다. 레스토랑에서 조식도 준다. ‘늦캉스족’을 공략하는 이색 패키지도 나왔다. 파라다이스 부산은 오션뷰인 야외 스파를 가족이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포;레스트 씨메르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은 객실을 캠핑 콘셉트로 꾸민 ‘글램핑 나이트 패키지’를 10월 말까지 판매한다. 롯데호텔 제주는 최근 겨울 객실을 판매하는 역시즌 프로모션도 내놨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외국인이 사라졌다. 대형 행사도 자취를 감췄다. 서울시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열린 마이스 행사 건수를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 수준으로 추산한다. 이마저도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1월에 열렸거나 소규모 행사라는 설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후엔 식음료(F&B) 부문도 타격을 받고 있다. 뷔페 레스토랑 영업이 중단되자 뷔페 문을 아예 닫는 호텔도 나왔다. 4성급 호텔인 서울 가든호텔은 최근 뷔페 레스토랑 ‘라스텔라’ 영업을 종료했다.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부터 영업을 못해 상황이 안 좋았다”고 밝혔다.
호텔들은 가격을 낮추고 대실 상품을 만들어서라도 내국인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 중구의 한 호텔 관계자는 “현재 서울 호텔들의 객실 점유율은 평균 30%”라며 “국내 ‘늦캉스’ 수요가 있어 이 정도”라고 말했다. 호텔은 객실 점유율이 60~70% 밑으로 떨어지면 적자다.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높아 객실을 놀리는 만큼 손실이 커진다.
상반기 실적은 이런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호텔롯데는 상반기 342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3183억원)을 전부 까먹었다. 호텔사업부 적자가 1928억원으로 절반을 넘었다. 호텔신라도 상반기 130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호텔·레저 부문 적자가 338억원이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들은 영업이 정상화될 때를 대비해 직원들을 줄이지 않고 방역에도 돈을 써 손실이 큰 상황”이라며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만큼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작년보다 10만원씩은 낮아져”
고급 이미지를 지키는 특급 호텔들이 가격을 낮췄다.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은 아고다와 익스피디아 등 온라인 여행사(OTA)를 통하면 이달 평일 기준 일반 객실 가격이 20만원대 중후반대다. 30만원 중후반대였던 가격이 30%가량 낮아졌다.광장동 워커힐호텔과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이그제큐티브타워)도 20만원 초중반대에 예약할 수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객실 요금이 10만원대 후반이다.
5성급 호텔인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노보텔 서울 엠베서더 용산은 10만원 초반대도 나왔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특급 호텔들의 객실 가격이 지난해 9월보다 평균 10만원씩 낮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호텔들은 내국인들을 잡기 위해 전에 없던 상품을 만들고 있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객실을 이용하는 대실 상품이 대표적이다. 밀레니엄 힐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객실을 이용할 수 있는 ‘데이유즈’ 상품을 내놨다. 수영장과 사우나를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다. 같은 힐튼 계열인 콘래드 서울도 대실 상품을 판매한다.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들을 노린 상품들도 있다. 글래드호텔의 ‘호텔로 출근해’는 오전 8시에 체크인해 오후 7시에 체크아웃하는 패키지다. 커피와 과자 등 스낵을 제공한다. 레스케이프 호텔도 오전 8시~오후 8시 사이에 이용 가능한 ‘워크케이션’ 패키지를 내놨다. 레스토랑에서 조식도 준다. ‘늦캉스족’을 공략하는 이색 패키지도 나왔다. 파라다이스 부산은 오션뷰인 야외 스파를 가족이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포;레스트 씨메르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은 객실을 캠핑 콘셉트로 꾸민 ‘글램핑 나이트 패키지’를 10월 말까지 판매한다. 롯데호텔 제주는 최근 겨울 객실을 판매하는 역시즌 프로모션도 내놨다.
'벼랑 끝' 내몰린 호텔업계
호텔업계에서 9월은 객실 요금이 높은 달이었다. 마이스 행사가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외국인들이 대거 참석하는 각종 행사들이 열렸다. 외국인 참석자들은 행사가 열리는 호텔의 객실에 묵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올해는 코로나19로 외국인이 사라졌다. 대형 행사도 자취를 감췄다. 서울시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열린 마이스 행사 건수를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 수준으로 추산한다. 이마저도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1월에 열렸거나 소규모 행사라는 설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후엔 식음료(F&B) 부문도 타격을 받고 있다. 뷔페 레스토랑 영업이 중단되자 뷔페 문을 아예 닫는 호텔도 나왔다. 4성급 호텔인 서울 가든호텔은 최근 뷔페 레스토랑 ‘라스텔라’ 영업을 종료했다.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부터 영업을 못해 상황이 안 좋았다”고 밝혔다.
호텔들은 가격을 낮추고 대실 상품을 만들어서라도 내국인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 중구의 한 호텔 관계자는 “현재 서울 호텔들의 객실 점유율은 평균 30%”라며 “국내 ‘늦캉스’ 수요가 있어 이 정도”라고 말했다. 호텔은 객실 점유율이 60~70% 밑으로 떨어지면 적자다.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높아 객실을 놀리는 만큼 손실이 커진다.
상반기 실적은 이런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호텔롯데는 상반기 342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3183억원)을 전부 까먹었다. 호텔사업부 적자가 1928억원으로 절반을 넘었다. 호텔신라도 상반기 130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호텔·레저 부문 적자가 338억원이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들은 영업이 정상화될 때를 대비해 직원들을 줄이지 않고 방역에도 돈을 써 손실이 큰 상황”이라며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만큼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