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운맛 넘쳐나는 SNS…조회수만 1400만회
▽ 극강의 매운맛 가진 신제품 잇따라 출시
점점 늘어나는 확진자에 전국이 온통 바이러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스트레스가 자꾸 쌓여서 그런지 매운게 당기네요.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매운맛' 열풍이 불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자극적이고 '센' 맛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다. 식품·외식업계도 매운맛이 극대화 된 제품을 쏟아내면서 소비자들은 집에서 편안히 화끈한 맛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네이버 블로그 작성자 프리**.
10일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세계 주요 선진국 가운데 한국인들이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중 89%가 '감염병 확산'을 국가의 중대한 위협으로 꼽았는데, 이는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 14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불안감 확산은 한국인의 식생활도 변화시키고 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자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자극적인 매운맛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매운맛을 가진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기분이 좋아지는 엔도르핀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매운맛은 맛을 느끼는 미각이 아닌 통각으로 인지되는 고통으로 분류된다. 매운맛을 느끼면 뇌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베타 엔도르핀을 분비하게 되는데, 이 베타 엔도르핀은 진통제 알약의 200배 효능을 갖고 있는 물질로 몸에 퍼지면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이렇다 보니 최근 SNS에는 매운맛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이 넘쳐난다. 인스타그램에만 25만개가 넘는 게시글이 있고 유명 유튜버들은 불닭볶음면 등 매운 음식을 통한 '매운맛 챌린지'를 유행처럼 선보이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를 사로잡은 인기 애플리케이션 틱톡에는 매운맛을 찾는 조회수가 1400만회를 넘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한 지난달 매운맛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증가했다. 편의점 CU가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기 시작한 2주 동안(8월16일~31일) 식품류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매운맛 상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 증가했다. 특히 불닭볶음면, HEYROO 청양고추라면 등 매운맛 라면의 매출은 전월 대비 20.8%로 크게 뛰었다. 해당 기간에 전체 라면 매출이 11.2%인 것에 비하면 매운맛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높았다.
도시락 중에선 매콤불고기 도시락이 20여 가지가 넘는 CU전체 도시락 중 매출 1위를 차지했고 안주 부문에서도 매콤 닭강정, 매운 곱창볶음, 화끈 불닭발, 불곱창짜글이 등 매운맛 상품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기존 33.7%에서 42.2%까지 큰 폭 증가했다.
업계에선 매운맛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bhc치킨은 매운맛의 '맵소킹' 시리즈를 선보이며 인기몰이 중이다. 이 시리즈는 고추장과 청양고추, 홍고추 등 다양한 매운맛 식재료를 활용해 중독성이 강한 매운맛을 자랑한다. bhc치킨에 따르면 지난달 출시된 맵소킹 시리즈의 한 달 누적 판매량이 20만개를 돌파했다.
맘스터치는 미국 내슈빌 핫치킨 스타일을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내슈빌 핫치킨 시리즈’를 출시했다. 매콤한 특제 핫치킨 소스를 입힌 통다리살 패티에 고울슬로와 화이트치즈가 어우러진 맛이 특징이다.
곱창프랜차이즈 곱깨비도 ‘불맛공장’을 신규 런칭하며 매운맛 경쟁에 불을 붙였다. ‘불맛공장’의 특제 소스는 청양고추를 주원료로 해 알싸하고 독한 매운맛으로 계속 생각나는 중독성을 자랑한다. 특제 소스를 버무린 매운 양념 닭고기와 돼지꼬리를 직화로 구워 불맛도 느낄 수 있다. 밀키트 시장점유율 1위 기업 프레시지는 ‘대패삼겹 불냉면’을 출시했다. ‘대패삼겹 불냉면’은 매콤한 베트남고추가 들어간 특제 비빔 양념과 강한 매운맛을 진정시키는 대패 삼겹살, 허브솔트, 깊은 풍미의 육수와 냉면으로 구성됐다. 성인 남성 2명이 먹어도 부족함 없이 즐길 수 있는 양으로 출시됐으며 물 양을 조절해 비빔, 물 냉면으로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오랜 집콕 생활로 무료해진 소비자들이 매운맛을 선호하는 트렌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신속한 기획·생산이 가능한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매운맛, SNS화제의 레시피 등을 활용한 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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