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박병석 국회의장 주최 교섭단체 정당대표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박병석 국회의장 주최 교섭단체 정당대표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페인 독감으로 13만 우리 동포가 사망하는 와중에도 죽음을 각오하고 3.1 만세운동에 나선 선조들이 생각돼 가슴이 뭉클하고 정치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 죄송스러움조차 느끼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은 10일 개천절 집회를 준비하고 있는 일부 보수단체들을 향해 이같이 말하며 집회를 미뤄달라고 호소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개천절 집회에서 3·1운동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에 여권에선 "김종인 위원장이 극우세력을 3·1 운동에 나선 선조들로 격상시켰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국가균형발전 및 행정수도완성추진단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및 행정수도완성 TF 제4차 정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국가균형발전 및 행정수도완성추진단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및 행정수도완성 TF 제4차 정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3·1 운동 생각나지만…개천절 집회 미뤄 달라"

김종인 위원장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지금은 온 국민이 일치단결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느냐 무너지느냐를 가늠하는 절체절명의 시기"라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다소 감정이 북받친 듯 발언 도중 가파른 호흡을 내쉬었다. 그는 재차 "두 손 모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온 국민 뇌리에 깊숙이 각인된 정권의 반칙과 국정 파탄은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다"며 "저는 여러분의 절제 있는 분노가 오히려 더 많은 호응과 지지를 받아 국민 속에서 익어갈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권의 과오는 그리 쉽게 도망치지 않는다"며 "추석 명절과 개천절에는 정부의 방역 지침을 꼭 준수해달라"고 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사진=연합뉴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극우세력을 3·1 운동 선조로 격상"…최배근 "김종인 실체 드러나"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천절 극우 집회를 3.1운동 비유한 김종인 위원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김종인 위원장은 극우세력을 3·1 만세운동에 나선 선조로 격상시켜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종인 위원장과 국민의힘은 국민 눈치는 보이고, 자신들의 표가 되는 극우세력과 선을 긋지는 못하겠으니 국민 앞에서는 말리는 척하고 있다"며 "동시에 문재인 정부 반대 투쟁을 항일 독립운동으로 포장하고, 앞장선 이들을 독립운동가로 떠받들어 옆에 계속 두겠다는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 출신인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김종인 위원장의 계속되는 망언과 실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국가의 방역과 경제가 망가져야 자신이 원하는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추악한 노욕만 남은 정상배'가 국민의 생명을 인질 삼아 테러를 일삼는 '괴물' 판검사·목사·의사·교수 등의 뿌리임을 드러냈다"고 했다.

그는 "4.15 총선 하루 전날 김종인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감한 것에 대해 '음모론'을 거론했다"며 "이번에는 개천절 극우 집회를 3.1운동에 비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절대 변화를 기대할 수 없는 DNA를 가진 '매판적 보수 정당'임이 새삼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