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10일 입성한 카카오게임즈의 남궁훈 각자대표(앞줄 왼쪽 두 번째)와 조계현 각자대표(세 번째) 등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상장을 자축하고 있다.  /뉴스1
코스닥시장에 10일 입성한 카카오게임즈의 남궁훈 각자대표(앞줄 왼쪽 두 번째)와 조계현 각자대표(세 번째) 등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상장을 자축하고 있다. /뉴스1
국내 증시 사상 최대 청약증거금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60%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 규정상 상장일 기록할 수 있는 최대 수익률이다.

카카오게임즈는 10일 코스닥시장에서 공모가(2만4000원)의 두 배인 4만8000원에 거래를 시작해 상한가인 6만2400원으로 직행해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게임즈는 시가총액 4조5680억원을 기록, 코스닥시장 5위에 올랐다. 11일에도 상한가로 가면 상장 이틀 만에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씨젠에 이어 3위에 오르게 된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아직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청약경쟁률 1524.85 대 1을 기록하면서 증거금 1억원을 예치한 투자자는 5주(공모가 기준 12만원어치)를 배정받는 데 그쳤다. 이날 종가 기준 5주의 평가가치는 31만2000원으로, 19만원의 평가이익을 낸 상태다. 증거금(1억원) 대비 수익률은 0.19%에 불과하다.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주식을 받은 카카오게임즈 직원들은 곧장 수익률 160%를 기록했다. 우리사주에 할당된 152만 주는 종가 기준으로 약 949억원에 달했다.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은 카카오게임즈 직원들은 1인당 평균 8억원 이상의 주식을 손에 넣었다. 카카오게임즈는 그동안 직원 444명(중복 포함)에게 622만25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종가 기준으로 이 스톡옵션의 가치는 3882억원에 달한다. 직원 1인당 약 8억7451만원이다.

상장 첫날 주가 6만2400원
카카오게임즈 PER, 엔씨소프트의 3배…식지않는 공모주 광풍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첫날인 10일 오전 8시59분. 시초가에 주식을 사겠다는 투자자가 몰렸다. 개장 전 쌓인 매수 주문은 5800만 주에 달했다. 시초가는 공모가의 두 배인 4만8000원으로, 이날 개장 전 들어온 주문량은 총 2조8000억원어치다. 높은 청약경쟁률을 감안하면 시장의 예상대로였다.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한 투자자들이 장내 매수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거래 시작 직후 상한가로 직행했다. 공모주 과열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적정주가 두 배에도 개미들 몰려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개장 후 2분 만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종가는 시초가 대비 30% 오른 6만2400원. 공모가(2만4000원)의 2.6배 가격이다. 개장 전 시초가에 체결된 거래는 전체 주문량의 0.003%인 1700여 주에 불과했다. 운좋게 시초가에 산 투자자는 곧장 30% 평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상장 첫날 몰려든 이유다.

이날 카카오게임즈는 장중 50만여 주가 거래됐다. 상한가에 매수 잔량이 2754만 주가 쌓였지만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의 3.3%만 시장에 나오면서 ‘품절주’가 됐다. 개인은 총 31만4000여 주를 사들였고 외국인(매도 수량 9만9000여 주), 기관(10만여 주), 기타법인(약 11만4000주)은 상장 첫날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다. 이들이 팔아치운 물량을 모두 개미들이 받았다.

이날 거래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최근 공모주에 대한 기대감이 극에 달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카카오게임즈의 적정주가를 3만3000~3만5000원 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11일에도 상한가를 가면 주가는 기업가치의 두 배를 넘어선다.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다른 게임회사와 비교한 카카오게임즈의 주가 수준이다. 현재 주가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2배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넷마블(47배)과 엔씨소프트(23배)보다 훨씬 높다.

물론 신작은 준비돼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11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엘리온과 내년 상반기 PC·모바일 MMORPG 오딘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를 고려하더라도 현재 주가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게임 개발 능력이나 보유 지식재산권(IP)의 가치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기업공개(IPO) 초기 신작 기대감과 결합한 ‘오버 슈팅(일시적 폭등)’ 구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빅히트까지 공모주 열풍 이어가나

투자은행(IB)업계는 당분간 공모주 시장의 투자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상장된 종목들이 상장 이후 좋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 직후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SK바이오팜 외에 지난 6월 상장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 장비 업체인 엘이티와 7월 상장한 2차전지 제조업체 에이프로 등이 상장하자마자 공모가의 두 배에 시초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3000 대 1까지 치솟았다.

최대 관심 기업은 다음달 상장하는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다. 이 회사의 공모 규모는 최대 9626억원으로 SK바이오팜(9593억원), 카카오게임즈(3840억원)보다 많아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59조원의 증거금이 몰린 만큼 빅히트의 청약도 흥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빅히트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최대 4조8000억원으로, 당초 예상됐던 기업가치 3조원보다 몸값을 1조원 이상 높였다.

IB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이 과열되면서 주가를 높여 상장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빅히트도 고평가됐다는 논란이 있지만 지금 분위기에서는 상장에 성공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전범진/전예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