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태국에서 철수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수익을 내지 못하는 해외 법인을 정리하기로 했다.

롯데면세점은 올 하반기 태국 법인을 청산하고 방콕 시내면세점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시내면세점을 갖고 있는 해외 법인을 청산한 건 올 들어 처음이다. 상반기에 대만 법인도 청산했지만 대만 공항의 면세점 입찰에 뛰어들기 위해 세웠을 뿐 실제로 면세점을 운영하지 않았다.

롯데면세점은 2017년 태국 방콕 쇼디시몰에 시내면세점을 열었다. 그러나 3년째 영업을 하지 못했다. 태국 공항 내 인도장을 확보하지 못해서다. 인도장이 없으면 면세점의 핵심 상품인 면세품을 들여올 수 없다.

이 때문에 롯데면세점은 태국 정부에 인도장을 확보하게 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그러나 태국 국영기업으로 면세점 시장과 공항 인도장을 독점하는 ‘킹파워그룹’의 텃세로 번번이 실패했다. 킹파워그룹은 방콕 공항에 있는 4개 인도장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호주 멜버른의 시내면세점을 제외한 해외 면세점들은 3월부터 문을 닫은 상태”라며 “회사 상황이 안 좋은데 태국 시내면세점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으니 내실 다지기 차원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은 세계 8개국에서 14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태국에서 철수하면 해외 매장은 7개국 13개로 줄어든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