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환자가 많은 국내 대학병원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나왔다. 국내 최대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한 산모가 확진판정을 받았고 병상수가 두 번째로 많은 신촌세브란스병원 확진자는 20명을 넘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0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6명 늘어 누적 환자는 2만1919명이라고 발표했다. 2일(195명) 이후 9일째 100명대를 유지했지만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양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11일 세브란스병원 관련 확진자는 최소 25명으로 늘었다. 역학조사 결과 영양팀에 근무한 사람 중 한 명이 3일 처음 증상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양팀 직원들이 여러 병동의 조리와 배식을 번갈아가면서 담당했기 때문에 이들을 통해 재활병원으로 코로나19가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재활병원에서 배식한 영양팀 직원 중 확진자가 1명 있지만, 증상이 생기기 전 배식을 했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10일 산전처치실에서 응급 분만을 한 30대 여성이 출산 후인 1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이 “사흘 전부터 기침 발열 증상이 있었다”고 말해 의료진은 감염 예방 보호구 등을 착용하고 제왕절개 수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환자와 동선이 겹친 의료진, 환자, 보호자 등 100여 명을 검사했지만 모두 음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시설에서도 집단감염이 잇따랐다. 경기 이천 주간보호센터에서 확진자가 14명 확인됐다. 인천 새봄요양병원, 충남 금산 섬김요양원 등에서도 각각 4명과 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건설현장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8일 서울 도봉구 건설현장에서 나온 첫 환자를 포함해 이곳 근로자 5명, 가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도심집회 관련 환자는 564명이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시행한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13일까지로 한 차례 연장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를 연장할지, 중단할지, 다른 제3의 방법으로 효과적인 거리두기 조치를 해야 할지 등을 논의 중”이라며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주말 에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