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억제제 '라파마이신' 알고보니 장수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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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신호전달 '엠토르' 저격
신경 퇴행성 질환 개선도
장기 투여땐 신장기능 약화
신경 퇴행성 질환 개선도
장기 투여땐 신장기능 약화

라파마이신의 표적은 엠토르(mTOR)라고 불리는 세포의 신호전달 물질이다. 엠토르는 세포의 성장과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물질로, 문제가 생기면 암 당뇨 등 여러 가지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해리슨 교수의 논문 이후 라파마이신과 노화에 대한 연구가 계속됐다. 단순히 수명 연장뿐만 아니라 신경퇴행성 질환을 개선하고 근육의 노화까지 막는다는 것이 드러났다. 즉 건강수명이 늘어난 것이다. 엠토르가 증가하면 뇌에 불필요한 단백질이 축적되고 뇌세포 간 연결에도 문제가 생겨 기억 저장 능력이 떨어진다. 여러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헌팅턴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는 쥐에게 라파마이신을 투여해 효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스위스 바젤대 연구진은 지난 9일 라파마이신이 근육감소증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15개월 혹은 20개월 된 쥐에게 라파마이신을 투여한 뒤 근육의 감소량과 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쥐가 30개월 됐을 때 라파마이신을 투여한 쥐의 경우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팔의 근력이 20%가량 강했다. 또한 달리기 거리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약물 투여 쥐가 40%가량 더 많은 거리를 뛰었다.
하지만 라파마이신이 완벽한 장수약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투여할 경우 신장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당뇨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많은 연구자는 라파마이신과 비슷한 효능을 보이면서 부작용이 적은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그간 먼 일 같았던 장수약을 개발하는 ‘혁신의 시대’다. 《노화의 종말》의 저자 데이비드 싱클레어 미국 하버드대 블라바트닉연구소 교수는 “혁신의 시대는 우리가 훨씬 더 오랫동안 건강한 삶을 유지하도록 해줄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