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입주 가능한 '주인 거주' 집값 더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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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동의 없으면 새 집주인도 입주 못한다" 유권해석 파장
전세 만기 따라 집값 달라져
집주인 사는 마포 84㎡ 18억원
전세 낀 물건은 16억 초반 매물
아파트 새로 사서 입주하려면
세입자에 만기 6개월 전 통보해야
만기 1년 이상 남은 매물 늘 듯
전세 만기 따라 집값 달라져
집주인 사는 마포 84㎡ 18억원
전세 낀 물건은 16억 초반 매물
아파트 새로 사서 입주하려면
세입자에 만기 6개월 전 통보해야
만기 1년 이상 남은 매물 늘 듯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매수 즉시 입주가 가능한 물건의 호가가 최고 18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내년 2월까지 세입자와 전세 계약이 돼 있는 동일한 주택형의 가격은 16억원 초반까지 내려갔다.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 2023년 2월까지 입주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아현동 M공인 관계자는 “입주 가능한 물건이 귀해지면서 전세 낀 물건과 집주인이 들어가 살고 있는 물건의 가격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거주 목적으로 매수했더라도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 입주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이 지난 10일 나오면서 “집주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해 집주인이 임시로 전입신고하거나 합의금을 주는 등의 편법도 우려되고 있다.
김 장관은 이어 “지금도 임차인이 있는 집을 매수하면 2년짜리 세를 끼고 집을 사고판다”며 “앞으로는 임차인이 4년 거주하는 문화로 자연스럽게 바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와 법무부는 전날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가 가능한 기간(계약만료 1~6개월 전)에 집주인이 바뀌었을 경우 새로운 집주인도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매수자가 새집에 들어가 살기 위해서는 전세계약 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았을 때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친 뒤 세입자에게 실거주하겠다고 알려야 한다. 그전에 등기를 완료하지 못한 채 세입자가 기존 집주인에게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다면 새 집주인은 해당 계약을 승계해야 한다.
업계에선 집주인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임대차보호법이 주택의 매도·매수마저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앞서 ‘6·17 대책’에 따라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6개월 이내 전입 의무가 생겼는데 계약갱신청구권이 변수로 등장했다”며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어 실거주를 원하는 새 집주인이 세입자 동의를 받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매도 계획이 있는 집주인은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공실로 둘 수 있어 전세 매물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집을 팔기 위해선 임대차계약 만료 1년 전 정도부터 매물로 내놓는 게 관행이 될 수도 있다.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를 요구할 수 있는 계약 만료 6개월 전에 매각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주택 매매계약 이후 잔금까진 통상 6개월가량 걸린다. 신태호 법무법인 한틀 대표변호사는 “매매의 편리를 위해 계약 후 바로 등기이전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세입자를 내보내는 과정에서 지급하는 합의금이 고스란히 매수인에게 전가돼 주택 구입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개정 임대차법엔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신연수/전형진 기자 sys@hankyung.com
실거주 목적으로 매수했더라도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 입주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이 지난 10일 나오면서 “집주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해 집주인이 임시로 전입신고하거나 합의금을 주는 등의 편법도 우려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이 실거주 권리에 우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날 유권해석을 재확인했다. 김 장관은 이날 “실거주 목적이라도 등기가 안 되면 잔금 치르기 직전에 다음 집주인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현행법으로는 (새 집주인의 거주가) 안 된다”고 답했다.김 장관은 이어 “지금도 임차인이 있는 집을 매수하면 2년짜리 세를 끼고 집을 사고판다”며 “앞으로는 임차인이 4년 거주하는 문화로 자연스럽게 바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와 법무부는 전날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가 가능한 기간(계약만료 1~6개월 전)에 집주인이 바뀌었을 경우 새로운 집주인도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매수자가 새집에 들어가 살기 위해서는 전세계약 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았을 때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친 뒤 세입자에게 실거주하겠다고 알려야 한다. 그전에 등기를 완료하지 못한 채 세입자가 기존 집주인에게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다면 새 집주인은 해당 계약을 승계해야 한다.
업계에선 집주인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임대차보호법이 주택의 매도·매수마저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앞서 ‘6·17 대책’에 따라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6개월 이내 전입 의무가 생겼는데 계약갱신청구권이 변수로 등장했다”며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어 실거주를 원하는 새 집주인이 세입자 동의를 받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매도 계획이 있는 집주인은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공실로 둘 수 있어 전세 매물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각종 편법 활개 칠 수도
시장에선 벌써부터 ‘1일 전입’ 등 편법이 등장하고 있다. 기존 집주인이 실거주를 목적으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뒤 잠시 전입신고를 했다가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법이다. 김향훈 법무법인 센트로 대표변호사는 “개정 법은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갱신을 거절하면 임차인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제3자에게 임대한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며 “집주인이 입주한 뒤 팔면 제3자 임대가 아니라 제3자 매각에 해당돼 손해배상 책임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집을 팔기 위해선 임대차계약 만료 1년 전 정도부터 매물로 내놓는 게 관행이 될 수도 있다.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를 요구할 수 있는 계약 만료 6개월 전에 매각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주택 매매계약 이후 잔금까진 통상 6개월가량 걸린다. 신태호 법무법인 한틀 대표변호사는 “매매의 편리를 위해 계약 후 바로 등기이전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세입자를 내보내는 과정에서 지급하는 합의금이 고스란히 매수인에게 전가돼 주택 구입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개정 임대차법엔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신연수/전형진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