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대신 실리 택한 HDC현산…'2500억 소송' 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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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무산 놓고 책임공방 예고
'계약 지위 부당한 박탈' 주장 땐
채권단 재매각에 걸림돌 될 수도
'계약 지위 부당한 박탈' 주장 땐
채권단 재매각에 걸림돌 될 수도
금호산업이 HDC현대산업개발에 아시아나항공 매각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HDC현산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HDC현산이 2500억원의 이행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전에 나설지 주목된다.
HDC현산과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금호산업으로부터 2조5000억원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인수대금의 10%인 2500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금호산업(323억원)과 아시아나항공(2177억원)에 각각 지급했다.
그러나 올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지난해 말 1387%였던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올 6월 2291%로 급증했다.
HDC현산은 7월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12주간 재실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이 인수 가격을 1조원 깎아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재실사 주장을 굽히지 않아 딜이 깨졌다.
HDC현산이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을 낸다면 쟁점은 코로나19 사태가 계약의 ‘중대한 부정적 변경(MAC) 조항’에 해당되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MAC 조항에서 천재지변 등은 매수자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HDC현산은 유례없는 코로나19 사태와 재실사 불발 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HDC현산이 ‘계약 당사자의 지위를 부당하게 박탈당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럴 경우 향후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을 재매각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HDC현산 측은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의 통지에 대해 법적인 검토 이후 관련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이행보증금을 떼일 우려가 있지만, 경영정상화 여부가 불투명한 아시아나항공을 떠안는 걸 피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HDC현산은 시장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감수하고 실리를 택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HDC현산의 주가는 4.87% 오른 2만4750원에 마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HDC현산과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금호산업으로부터 2조5000억원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인수대금의 10%인 2500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금호산업(323억원)과 아시아나항공(2177억원)에 각각 지급했다.
그러나 올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지난해 말 1387%였던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올 6월 2291%로 급증했다.
HDC현산은 7월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12주간 재실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이 인수 가격을 1조원 깎아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재실사 주장을 굽히지 않아 딜이 깨졌다.
HDC현산이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을 낸다면 쟁점은 코로나19 사태가 계약의 ‘중대한 부정적 변경(MAC) 조항’에 해당되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MAC 조항에서 천재지변 등은 매수자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HDC현산은 유례없는 코로나19 사태와 재실사 불발 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HDC현산이 ‘계약 당사자의 지위를 부당하게 박탈당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럴 경우 향후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을 재매각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HDC현산 측은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의 통지에 대해 법적인 검토 이후 관련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이행보증금을 떼일 우려가 있지만, 경영정상화 여부가 불투명한 아시아나항공을 떠안는 걸 피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HDC현산은 시장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감수하고 실리를 택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HDC현산의 주가는 4.87% 오른 2만4750원에 마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