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빠질 핑곗거리가 많은 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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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영의 Money 읽기
(17) 증시 조정 구실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
개미 몰릴 때마다 시장 출렁
단기 영향일 뿐 핵심변수 아냐
유동성 끌어올린 금리 봐야
(17) 증시 조정 구실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
개미 몰릴 때마다 시장 출렁
단기 영향일 뿐 핵심변수 아냐
유동성 끌어올린 금리 봐야
“오늘 주가 왜 이렇게 올랐지?(또는 떨어졌지?)” 투자자들은 항상 이유가 궁금하다. 그래서 경제신문 기사를 읽고 주식방송도 챙겨본다. 명쾌한 설명을 만나 궁금증이 해소될 때도 있다. 하지만 이해가 안 되거나 동의하기 어려운 해설을 접하면 궁금증은 오히려 더 커진다.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이유를 찾을라치면 수십 수백 가지도 가능하다. 행동재무론에선 일조량, 전운량(구름의 양) 등 기후 요인이 투자자들의 심리 상태를 통해 주가에 영향을 준다는 날씨 편의(bias)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만큼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 같은 변수는 많다.
오랜 주식 투자 경력의 한 전문가는 “주가가 왜 올랐냐고요? 그야 주식을 산 사람이 많아서죠”라고 했다. 말장난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곱씹어 볼 만한 얘기다. 주가 등락과 관련되는 이유는 매우 많고, 그 이유들에 근거해 수많은 투자자가 내린 판단의 결과가 주가로 나타난다는 의미다.
이 말을 종속변수와 독립변수로 풀어보자. 주가가 종속변수라면 주가 등락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수는 독립변수에 해당한다. 독립변수별로 영향의 크기가 다르고 그것들이 모두 합쳐져 주가가 결정된다. 시기에 따라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그러니까 사실상 주가를 좌우하는 핵심 독립변수가 달라진다. 때론 금리가, 때론 기업 실적이 그 역할을 한다.
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두고 오르내리는 현 상황에선 어떤가. 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는 좋아진 게 없는데 증시는 뛰어서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가 많다. 그래서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될 만한 게 나타나면 시장이 화들짝한다. 한때 김정은 사망설이 퍼져 시장이 출렁거렸고,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한다는 소문이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기도 했다.
해외 요인도 많다. 국제 유가와 미국 국채 금리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것들이 조금만 꿈틀거려도 국내 증시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 주가가 빠질 핑곗거리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증시 조정 구실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독립변수가 된 건 지수 하락폭의 두 배를 수익으로 얻는 ‘곱버스(곱하기+인버스)’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코로나 사태가 증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대표적인 곱버스 종목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가 개인 순매수 종목 상위권을 차지했다. 4월과 6월엔 2위에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고점을 기록한 8월에만 개인은 곱버스 종목을 순매도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국내 증시를 개인이 주도하고 있고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이 곱버스인 상황에서 증시 하락 핑곗거리가 불거지면 시장이 여지없이 크게 출렁인다”고 전했다. 코스피지수가 더 높이 상승할수록 이런 현상은 심화될 거란 전망이다.
그렇다면 증시 조정의 핑곗거리가 주가(종속변수)를 좌우하는 핵심 독립변수인가. 답은 노(No)다. 아주 짧게는 장중에, 조금 길게는 며칠 정도 지수를 끌어내릴 수 있겠지만 시장의 방향을 바꾸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핑곗거리 중 금리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 상황에서 증시를 여기까지 끌어올린 유동성의 힘이 저금리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금리가 올라 유동성이 줄기 전까진 증시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현재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운, 그래서 증시 조정의 핑곗거리가 크게 신경 쓰이는 투자자라면 이런 질문을 생각해보자. ‘5년 뒤 금리 수준이 지금에 비해 어느 정도일까?’ 경제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테고 그래서 금리도 지금보다 별반 높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이라면 시장 상승 쪽에 더 베팅해볼 만하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이유를 찾을라치면 수십 수백 가지도 가능하다. 행동재무론에선 일조량, 전운량(구름의 양) 등 기후 요인이 투자자들의 심리 상태를 통해 주가에 영향을 준다는 날씨 편의(bias)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만큼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 같은 변수는 많다.
오랜 주식 투자 경력의 한 전문가는 “주가가 왜 올랐냐고요? 그야 주식을 산 사람이 많아서죠”라고 했다. 말장난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곱씹어 볼 만한 얘기다. 주가 등락과 관련되는 이유는 매우 많고, 그 이유들에 근거해 수많은 투자자가 내린 판단의 결과가 주가로 나타난다는 의미다.
이 말을 종속변수와 독립변수로 풀어보자. 주가가 종속변수라면 주가 등락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수는 독립변수에 해당한다. 독립변수별로 영향의 크기가 다르고 그것들이 모두 합쳐져 주가가 결정된다. 시기에 따라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그러니까 사실상 주가를 좌우하는 핵심 독립변수가 달라진다. 때론 금리가, 때론 기업 실적이 그 역할을 한다.
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두고 오르내리는 현 상황에선 어떤가. 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는 좋아진 게 없는데 증시는 뛰어서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가 많다. 그래서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될 만한 게 나타나면 시장이 화들짝한다. 한때 김정은 사망설이 퍼져 시장이 출렁거렸고,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한다는 소문이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기도 했다.
해외 요인도 많다. 국제 유가와 미국 국채 금리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것들이 조금만 꿈틀거려도 국내 증시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 주가가 빠질 핑곗거리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증시 조정 구실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독립변수가 된 건 지수 하락폭의 두 배를 수익으로 얻는 ‘곱버스(곱하기+인버스)’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코로나 사태가 증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대표적인 곱버스 종목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가 개인 순매수 종목 상위권을 차지했다. 4월과 6월엔 2위에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고점을 기록한 8월에만 개인은 곱버스 종목을 순매도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국내 증시를 개인이 주도하고 있고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이 곱버스인 상황에서 증시 하락 핑곗거리가 불거지면 시장이 여지없이 크게 출렁인다”고 전했다. 코스피지수가 더 높이 상승할수록 이런 현상은 심화될 거란 전망이다.
그렇다면 증시 조정의 핑곗거리가 주가(종속변수)를 좌우하는 핵심 독립변수인가. 답은 노(No)다. 아주 짧게는 장중에, 조금 길게는 며칠 정도 지수를 끌어내릴 수 있겠지만 시장의 방향을 바꾸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핑곗거리 중 금리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 상황에서 증시를 여기까지 끌어올린 유동성의 힘이 저금리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금리가 올라 유동성이 줄기 전까진 증시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현재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운, 그래서 증시 조정의 핑곗거리가 크게 신경 쓰이는 투자자라면 이런 질문을 생각해보자. ‘5년 뒤 금리 수준이 지금에 비해 어느 정도일까?’ 경제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테고 그래서 금리도 지금보다 별반 높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이라면 시장 상승 쪽에 더 베팅해볼 만하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