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는 중학생 딸을 위해 최근 강남으로 이사했다. 평범한 중산층이지만 아이의 교육만큼은 최고인 환경에서 시키고 싶어 이사를 결심한 것.
사춘기, 낯선 환경에도 잘 적응하는 것으로 보였던 딸이었다. 하지만 최근 딸이 A 씨에게 "명품 운동화를 사달라"고 요청했다고.
한 번쯤은 사줄 수 있지만, 이번에 사줬다가 아이가 계속 사달라고 할까봐 걱정이 됐던 A 씨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딸이 크게 실망하고 우는 모습을 보면서 A 씨는 "이게 잘 한 결정인지 모르겠다"면서 온라인에 도움을 요청했다.
"평소엔 스포츠 브랜드 운동화만 사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50만 원짜리 운동화를 보여주며 사달라고 하는 거예요. '중학생이 무슨 명품이냐'고 안된다고 했는데, 난리가 났어요. 다른 아이들도 다 이런가요?"
A 씨의 고민에 "강남으로 갈 때 생활 수준도 각오했어야 한다", "딸이 학교에서 그런 걸로 왕따 당한 것일 수도 있으니 이유를 물어봐야 한다", "50만 원이면 그 중에서도 고심해서 싼 거 고른 건데, 같이 쇼핑하면서 얘길 들어봐라" 등 운동화를 사줘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청소년 시기는 또래집단의 영향이 큰 만큼 주변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것들을 맞춰줘야 한다는 것.
올해 1월 스마트학생복에서 중고등학생 3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소년 명품 소비 실태 조사에서 54.6%의 청소년이 "명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밝혔고, 향후 명품 구매 여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6%가 '구매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명품을 구매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평소 명품 브랜드에 관심이 많아서'가 가장 많았다. 또 '친구들이 가지고 있으니 소외받기 싫어서' 13.1%, '유명인(유튜버, 연예인)들이 사용하는 걸 보고 예뻐서' 13.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청소년들은 경제적 능력이 없는 만큼 39.1%가 '부모님이 사주신다'고 밝혔고, '내 용돈을 모아 구매한다' 25.7%,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구매한다'가 14.2%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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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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