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 “경구제 변환 기술 S-PASS, 글로벌 톱5 제안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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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하는 의약품을 먹는 약으로 변경
고분자 항체에도 적용 가능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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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제약이 안과 의약품의 해외 진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이어 강력한 신무기를 또 내놨다.
주사하는 의약품을 먹는 약(경구제)으로 바꾸는 기술 에스패스(S-PASS)다. 삼천당제약은 2013년부터 경구제 변환 기술 S-PASS를 개발해왔다. 회사는 최근 S-PASS를 적용한 약물의 동물실엄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9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삼천당제약 본사를 찾아 전형균 중앙연구소장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은 경구제 개발이 어렵다. 바이오의약품은 약물이 대부분 분자가 큰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입으로 섭취된 약은 식도와 위, 십이지장을 거쳐 장으로 이동한다. 이때 단백질 성분은 위에서 배출되는 펩신과 십이지장에서 배출되는 트립신 등 소화효소를 각각 만나며 분해된다.
S-PASS는 'MC(Micelle-Complex)'와 'BC(BioComplex)' 두 가지다. MC와 BC는 각각 나노 캡슐화와 복합화로 약물전달 과정에서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방지한다.
S-PASS로 개발된 약물은 장에 도달하기 전에 위나 십이지장 등 위장관(GI) 상부에서부터 흡수가 시작된다. 약효 발현 시간이 비교적 짧고 생체이용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생체이용률은 일정 양의 약물이 나타내는 효과를 뜻한다.
반면 다른 제약사들이 개발한 경구제 전환 기술은 대부분 약물이 위를 지나 장에서 흡수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약물이 분해되는 것을 방지하며 장까지 ‘전달’하는 것이다. 장까지 약물이 이동해서 흡수되면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이 그만큼 지연된다는 단점이 있다. 주사제에 비해 현저히 낮은 생체이용률을 보인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 약물을 장까지 전달하는 경구제는 대부분 이동 경로에서 소화되는 것을 막으려고 제산제와 지방산(오일)을 사용한다. 제산제와 오일은 단기 사용하면 큰 영향이 없지만 장기 복용하는 만성질환자들에게는 순환기 계열 등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BC는 약물의 단백질 분자가 폴리머 부형제(SCD-F biopolymer)와 비공유 결합하는 방식으로 분해를 회피한다. 결합으로 인해 성분이 변하지 않으니 일종의 부착된 상태로 볼 수 있다. 오일과 제산제는 물론 계면활성제도 사용하지 않아 장기 복용에 더욱 유리하다.
전형균 소장은 S-PASS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부형제를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제약사들은 새로 개발된 물질을 부형제로 사용하는데, 이에 비해 안정성이 검증됐다는 것이다. 전 소장은 “개발 과정에서 일부 안정성 검증 항목이 생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을 개발하면서 어떤 부형제를 사용할 것인지 선택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며 “수많은 부형제를 여러 방식으로 일일이 실험한 끝에 최적의 부형제를 선택해 최적화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피하주사로 투여되는 인슐린은 전신 순환을 통해 몸 전체로 전달된다. 이 경우 고농도 인슐린이 체내에 축적되면서 몸무게가 증가할 수 있다. 저혈당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반면 경구용 인슐린 SCD0503은 위를 거쳐 장에 도달하기 전에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직접 전달된다. 인슐린은 간에서 직접 작용하고 20% 이하의 저농도 인슐린만 전신 순환으로 온 몸에 전달된다. 췌장에서 자연 발생하는 인슐린과 같은 과정이다. “피하주사와 달리 저혈당 현상과 몸무게가 증가하는 등의 부작용 우려가 없다”고 전 소장은 설명했다.
인슐린은 효과적인 당뇨병 치료제임에도 주사제형이라는 단점 때문에 환자들이 사용을 꺼려 왔다. 그동안 다수의 제약사들이 경구용 인슐린 개발을 시도했지만 개발을 완료한 사례는 없다.
노보노디스크는 임상 2상의 긍정적인 결과에도 개발을 포기했다. 생체이용률이 너무 낮아 상업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전 소장은 잠재적 경쟁 약물로 현재 임상 2b상 단계인 오라메드의 경구용 인슐린 ‘ORMD-0801’를 꼽았다. 그는 “주사제와 같은 효과를 위한 ORMD-0801의 복용량이 주사제 대비 16배라면 SCD0503은 5배에 불과하다”며 “이는 20%의 생체이용률로 원가가 비싼 인슐린 제품 개발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삼천당제약은 추가 제형 및 용량 연구로 최적화를 거듭하고 있다. 전 소장은 “15분 이내 혈당을 낮추고 6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회사가 분석한 경쟁 제품 오라메드 경구용 인슐린의 약효 발현 시간은 1시간 30분이다.
삼천당제약은 S-PASS를 적용한 리라글루타이드 경구제의 동물 대상 전임상 단계를 마쳤다. 2형 당뇨와 비만을 적응증으로 각각 'SCD0506'과 'SCD0507'을 개발하고 있다.
삼천당제약이 GLP-1 유사체 중 리라글루타이드를 선택한 이유는 물질 특허가 곧 순차적으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미국 특허가 만료되는 2024년에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는 것이 목표다.
전 소장은 잠재적 경쟁 약물로 작년 9월 FDA 승인을 받은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용 세미글루타이드 ‘리벨서스’를 지목했다. 물질은 다르지만 경구용으로 승인받은 GLP-1 유사체기 때문이다.
이미 승인 의약품이 있음에도 삼천당제약이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이유는 생체이용률 차이다.
S-PASS를 적용한 임상 결과, 리라글루타이드는 피하주사제와 동일한 효능을 위해 21배의 경구제를 복용해야 한다. 생체이용률로 따지면 약 5% 수준이다. 얼핏 보면 수치가 낮아보이지만 일반적인 제형 변경 약물은 물론 경쟁 약물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는 설명이다.
동일한 효능을 위한 투여량 시험에서 리벨서스는 피하주사제 대 경구제 비율이 1대 0.0034을 보였다. 생체이용률로 계산하면 0.34%다. 복용량도 피하주사제 일주일에 0.5mg(하루 0.07mg)과 경구제 하루 7mg이다. 피하주사제에 비해 약 100배를 복용해야한다는 뜻이다.
고용량 복용에 따른 심각한 부작용은 없지만 생산비용에 큰 차이가 있다. 삼천당제약은 SCD0506와 리벨서스의 제조원가를 1일 복용량 기준 각각 1.62달러와 7.7달러로 추정했다.
현재 여러 제약사에서 당뇨병 치료제로 펜타입 주사제형의 릴라글루타이드 복제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 경우 원조약에 비해 가격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전 소장은 “경구용 제품으로 펜타입 주사제 복제약과 가격 경쟁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S-PASS를 활용한 약물 개발을 크게 세 방향으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자체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현재 진행 중인 경구용 인슐린과 경구용 리라글루타이드가 대표적이다.
개발 및 생산공정 완성 후에 협력사 공장으로 기술이전하는 방법도 있다. 중국의 경우 해외 생산 제품에 대해 세금 부과나 임상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고려 중이다.
또 다국적 제약사와의 공동개발이다. 시장 규모가 큰 건에 대해서는 공동 개발 및 소유를 목표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제품 생산도 삼천당제약에서 담당해 더욱 많은 소유권을 확보할 방침이다.
삼천당제약은 2013년부터 S-PASS 개발에만 1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 작년 8월 특허협력조합(PCT) 국제특허도 출원했다. 적용 물질 승인까지는 갈 길이 많이 남았지만 이번에 발표한 전임상 데이터는 고무적인 성과란 평가다.
S-PASS 자체에 대한 기술이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삼천당제약을 먹여 살릴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전 소장은 특히 대표적인 고분자 물질인 단일클론항체에 대해서도 경구제 변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직 실험 초기단계이긴 하지만 삼천당 제약은 S-PASS를 적용해 경구화된 에타너셉트(제품명 엔브렐)를 체내로 전달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에 사용한 에타너셉트는 단일클론항체 중 가장 큰 분자 단위를 가진 물질이다. 크기가 큰 바이오의약품에 대해서도 경구제 전환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그만큼 S-PASS를 적용할 수 있는 의약품이 많다는 의미다.
전 소장은 “글로벌 톱5 제약사 및 미국 복제의약품 톱5 등으로부터 다양한 제안을 받고 검토중”이라며 “많은 국내외 제약사들로부터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주사하는 의약품을 먹는 약(경구제)으로 바꾸는 기술 에스패스(S-PASS)다. 삼천당제약은 2013년부터 경구제 변환 기술 S-PASS를 개발해왔다. 회사는 최근 S-PASS를 적용한 약물의 동물실엄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9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삼천당제약 본사를 찾아 전형균 중앙연구소장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바이오의약품, 소화효소에 의한 분해 막아라
경구용 의약품은 복용이 간편하지만 약물을 필요한 부분에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주사제는 약물이 비교적 정확히 전달되지만 복용 편의성이 떨어진다. 고농도의 약물이 투여되기 때문에 몸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많은 제약사에서 다양한 약물전달 기술을 활용해 주사제를 경구제로 바꾸려는 이유다.특히 바이오의약품은 경구제 개발이 어렵다. 바이오의약품은 약물이 대부분 분자가 큰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입으로 섭취된 약은 식도와 위, 십이지장을 거쳐 장으로 이동한다. 이때 단백질 성분은 위에서 배출되는 펩신과 십이지장에서 배출되는 트립신 등 소화효소를 각각 만나며 분해된다.
S-PASS는 'MC(Micelle-Complex)'와 'BC(BioComplex)' 두 가지다. MC와 BC는 각각 나노 캡슐화와 복합화로 약물전달 과정에서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방지한다.
S-PASS로 개발된 약물은 장에 도달하기 전에 위나 십이지장 등 위장관(GI) 상부에서부터 흡수가 시작된다. 약효 발현 시간이 비교적 짧고 생체이용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생체이용률은 일정 양의 약물이 나타내는 효과를 뜻한다.
반면 다른 제약사들이 개발한 경구제 전환 기술은 대부분 약물이 위를 지나 장에서 흡수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약물이 분해되는 것을 방지하며 장까지 ‘전달’하는 것이다. 장까지 약물이 이동해서 흡수되면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이 그만큼 지연된다는 단점이 있다. 주사제에 비해 현저히 낮은 생체이용률을 보인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 약물을 장까지 전달하는 경구제는 대부분 이동 경로에서 소화되는 것을 막으려고 제산제와 지방산(오일)을 사용한다. 제산제와 오일은 단기 사용하면 큰 영향이 없지만 장기 복용하는 만성질환자들에게는 순환기 계열 등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캡슐처럼 감싸거나 폴리머와 결합하거나
MC 기술은 부형제와 결합해 만들어진 '마이셀'이 약물을 캡슐처럼 감싸 보호한다. 부형제는 약제를 먹기 쉽게 하거나 특정 형태를 만들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이다. MC 즉 마이셀은 계면활성제가 뭉쳐 만들어진 액상 형태의 입자다. 단백질 분자는 고분자 부형제에 의해 캡슐화돼 마이셀을 형성한다. 나노 크기가 된 약물은 안정성이 높고 체내 흡수가 용이하다. 오일과 제산제를 사용하지 않아 부작용 위험도 낮다.BC는 약물의 단백질 분자가 폴리머 부형제(SCD-F biopolymer)와 비공유 결합하는 방식으로 분해를 회피한다. 결합으로 인해 성분이 변하지 않으니 일종의 부착된 상태로 볼 수 있다. 오일과 제산제는 물론 계면활성제도 사용하지 않아 장기 복용에 더욱 유리하다.
전형균 소장은 S-PASS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부형제를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제약사들은 새로 개발된 물질을 부형제로 사용하는데, 이에 비해 안정성이 검증됐다는 것이다. 전 소장은 “개발 과정에서 일부 안정성 검증 항목이 생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을 개발하면서 어떤 부형제를 사용할 것인지 선택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며 “수많은 부형제를 여러 방식으로 일일이 실험한 끝에 최적의 부형제를 선택해 최적화했다”고 말했다.
생체 이용률 높인 경구용 인슐린 SCD0503
삼천당제약이 S-PASS를 적용해 개발 중인 대표적인 약물은 경구용 인슐린 ‘SCD0503’이다. 동물 대상 전임상 시험을 마치고 데이터를 공개했다.일반적으로 피하주사로 투여되는 인슐린은 전신 순환을 통해 몸 전체로 전달된다. 이 경우 고농도 인슐린이 체내에 축적되면서 몸무게가 증가할 수 있다. 저혈당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반면 경구용 인슐린 SCD0503은 위를 거쳐 장에 도달하기 전에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직접 전달된다. 인슐린은 간에서 직접 작용하고 20% 이하의 저농도 인슐린만 전신 순환으로 온 몸에 전달된다. 췌장에서 자연 발생하는 인슐린과 같은 과정이다. “피하주사와 달리 저혈당 현상과 몸무게가 증가하는 등의 부작용 우려가 없다”고 전 소장은 설명했다.
인슐린은 효과적인 당뇨병 치료제임에도 주사제형이라는 단점 때문에 환자들이 사용을 꺼려 왔다. 그동안 다수의 제약사들이 경구용 인슐린 개발을 시도했지만 개발을 완료한 사례는 없다.
노보노디스크는 임상 2상의 긍정적인 결과에도 개발을 포기했다. 생체이용률이 너무 낮아 상업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전 소장은 잠재적 경쟁 약물로 현재 임상 2b상 단계인 오라메드의 경구용 인슐린 ‘ORMD-0801’를 꼽았다. 그는 “주사제와 같은 효과를 위한 ORMD-0801의 복용량이 주사제 대비 16배라면 SCD0503은 5배에 불과하다”며 “이는 20%의 생체이용률로 원가가 비싼 인슐린 제품 개발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30분 안에 혈당 낮추고 4시간 유지
경구용 인슐린 제품 개발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약효 발현 시간과 지속시간이다. 당뇨는 무엇보다 식후 혈당 조절이 중요하다. 이 그래프는 위약 투여군(주황)과 SCD0503 투여군(파랑)을 비교한 결과다. 가로축은 시간이고 세로축은 혈당량이다. 투여 후 위약군은 300이 넘는 혈당량을 보인 반면 투여군은 30분만에 혈당이 1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즉 30분 이내 약효가 발현되며 40% 이상 혈당이 감소했다. 이번 그래프는 약물군의 혈당량을 위약군으로 나눈 수치다. 가로축은 투여 후 시간이며 세로 축은 위약군과 비교해 얼마나 혈당을 낮췄는지를 백분율로 나타낸다. 1회 투여로 4시간 이상 낮은 혈당을 유지시키는 것을 알 수 있다.삼천당제약은 추가 제형 및 용량 연구로 최적화를 거듭하고 있다. 전 소장은 “15분 이내 혈당을 낮추고 6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회사가 분석한 경쟁 제품 오라메드 경구용 인슐린의 약효 발현 시간은 1시간 30분이다.
2형 당뇨와 비만 치료하는 경구용 리라글루타이드
인슐린과 양대산맥을 이루는 당뇨병 치료제는 'GLP-1 유사체' 계열이다. GLP-1은 인슐린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체내 호르몬이다. 대표적인 GLP-1 유사체로는 델라글루타이드 리라글루타이드 세마글루타이드가 있다.삼천당제약은 S-PASS를 적용한 리라글루타이드 경구제의 동물 대상 전임상 단계를 마쳤다. 2형 당뇨와 비만을 적응증으로 각각 'SCD0506'과 'SCD0507'을 개발하고 있다.
삼천당제약이 GLP-1 유사체 중 리라글루타이드를 선택한 이유는 물질 특허가 곧 순차적으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미국 특허가 만료되는 2024년에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는 것이 목표다.
전 소장은 잠재적 경쟁 약물로 작년 9월 FDA 승인을 받은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용 세미글루타이드 ‘리벨서스’를 지목했다. 물질은 다르지만 경구용으로 승인받은 GLP-1 유사체기 때문이다.
이미 승인 의약품이 있음에도 삼천당제약이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이유는 생체이용률 차이다.
S-PASS를 적용한 임상 결과, 리라글루타이드는 피하주사제와 동일한 효능을 위해 21배의 경구제를 복용해야 한다. 생체이용률로 따지면 약 5% 수준이다. 얼핏 보면 수치가 낮아보이지만 일반적인 제형 변경 약물은 물론 경쟁 약물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는 설명이다.
동일한 효능을 위한 투여량 시험에서 리벨서스는 피하주사제 대 경구제 비율이 1대 0.0034을 보였다. 생체이용률로 계산하면 0.34%다. 복용량도 피하주사제 일주일에 0.5mg(하루 0.07mg)과 경구제 하루 7mg이다. 피하주사제에 비해 약 100배를 복용해야한다는 뜻이다.
고용량 복용에 따른 심각한 부작용은 없지만 생산비용에 큰 차이가 있다. 삼천당제약은 SCD0506와 리벨서스의 제조원가를 1일 복용량 기준 각각 1.62달러와 7.7달러로 추정했다.
현재 여러 제약사에서 당뇨병 치료제로 펜타입 주사제형의 릴라글루타이드 복제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 경우 원조약에 비해 가격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전 소장은 “경구용 제품으로 펜타입 주사제 복제약과 가격 경쟁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삼천당제약 먹여 살릴 미래 핵심 기술
1943년 설립된 삼천당제약은 연초 ‘비전2030’을 공표했다. 2030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와 S-PASS가 차지한다.회사는 S-PASS를 활용한 약물 개발을 크게 세 방향으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자체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현재 진행 중인 경구용 인슐린과 경구용 리라글루타이드가 대표적이다.
개발 및 생산공정 완성 후에 협력사 공장으로 기술이전하는 방법도 있다. 중국의 경우 해외 생산 제품에 대해 세금 부과나 임상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고려 중이다.
또 다국적 제약사와의 공동개발이다. 시장 규모가 큰 건에 대해서는 공동 개발 및 소유를 목표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제품 생산도 삼천당제약에서 담당해 더욱 많은 소유권을 확보할 방침이다.
삼천당제약은 2013년부터 S-PASS 개발에만 1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 작년 8월 특허협력조합(PCT) 국제특허도 출원했다. 적용 물질 승인까지는 갈 길이 많이 남았지만 이번에 발표한 전임상 데이터는 고무적인 성과란 평가다.
S-PASS 자체에 대한 기술이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삼천당제약을 먹여 살릴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전 소장은 특히 대표적인 고분자 물질인 단일클론항체에 대해서도 경구제 변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직 실험 초기단계이긴 하지만 삼천당 제약은 S-PASS를 적용해 경구화된 에타너셉트(제품명 엔브렐)를 체내로 전달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에 사용한 에타너셉트는 단일클론항체 중 가장 큰 분자 단위를 가진 물질이다. 크기가 큰 바이오의약품에 대해서도 경구제 전환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그만큼 S-PASS를 적용할 수 있는 의약품이 많다는 의미다.
전 소장은 “글로벌 톱5 제약사 및 미국 복제의약품 톱5 등으로부터 다양한 제안을 받고 검토중”이라며 “많은 국내외 제약사들로부터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