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삼성전자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소비자들 사이에선 '갤럭시는 짝수가 진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그간 삼성전자가 소비자들의 반응과 후기 등을 제품에 적극 반영하면서 두 번째로 출시하는 폰이 전작에 비해 완성도가 크게 향상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최근 공개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2'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첫 번째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의 후속작입니다. 새 폼팩터인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선언한 삼성전자가 내놓는 'Z 폴드' 시리즈의 '짝수폰'이라 공개 전부터 관심이 집중된 제품이기도 합니다.

갤럭시Z 폴드2를 최근 써본 결과 '갤럭시는 짝수가 진짜다'라는 평가가 다시 한 번 나올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커진 화면, 더 편리해진 멀티태스킹, 내구성 강화 등 전작에서 지적 받았던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하고 돌아온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사진=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사진=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갤럭시Z 폴드2는 우선 전작보다 커진 디스플레이가 눈에 띕니다. 제가 생각하는 폴더블폰의 가장 큰 장점은 일반 스마트폰과 달리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접었을 땐 스마트폰, 펼쳤을 땐 소형 태블릿 PC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갤럭시Z 폴드2는 전작에 비해 커버 디스플레이(접었을 때 나오는 화면)와 메인 디스플레이(펼쳤을 때 나오는 화면)이 모두 커져 이 같은 취지를 살렸습니다.

외부 화면은 6.2인치 크기로, 전작보다 60% 커졌습니다. 가로 폭은 좁지만 그만큼 세로로 길어 일반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화면이 4.6인치로 작았던 전작보다 가용성이 확 높아진 것입니다.

7.6인치의 메인 화면은 노치가 없어지고 테두리(베젤)이 27%가량 얇아져 시야가 탁 틔인 느낌을 줍니다. 넓은 화면으로 영상 시청을 비롯해 뉴스, 전자책, 주식 그래프 등 작은 글씨의 텍스트를 읽기에 편했습니다.
사진=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사진=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화면이 커지면서 무게는 282g으로 다소 무거워졌지만, 두께는 줄어 한 손으로 잡히는 그립감도 좋아졌습니다. 콘텐츠에 따라 화면 주사율도 바뀌는데 120헤르츠(Hz) 가변 디스플레이는 화면 스크롤과 게임 플레이를 부드럽게 작동시킵니다.

커버와 메인 디스플레이에 모두 작은 카메라 구멍을 제외하고 화면을 모두 디스플레이로 채울 수 있게 '펀치홀' 카메라를 적용한 것도 특징입니다. 시각적으로 걸리적 거리는 부분을 최소화해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볼 때 몰입감이 좋았습니다.

폴더블폰의 강점인 멀티태스킹 능력도 강점입니다. 우선 '앱 연결성'을 지원하는데, 접었을 때 이용했던 콘텐츠를 펼쳐도 그대로 즐길 수 있어 커버와 메인 디스플레이가 마치 한 몸처럼 작동되는 것도 편리합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사진제공=삼성전자
화면을 2분할 혹은 3분할로 나눠 여러 개의 앱을 동시에 사용해도 앱이 멈추지 않고 동시에 동작하는 '멀티 액티브 윈도우' 기능도 지원합니다. 영상을 보면서 동시에 카카오톡을 하고, 인터넷 서핑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다만 3분할을 하면 화면이 작아 실제로 이 기능을 자주 사용할 지는 의문이 듭니다.
멀티 액티브 윈도우/사진제공=삼성전자
멀티 액티브 윈도우/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에 처음으로 적용된 '플렉스 모드'도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화상통화를 하거나 셀피를 찍을 때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면서 다양한 각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테이블에 올려두면 두 손이 자유로워집니다.

영상을 시청을 할 땐 접히는 부분을 기준으로 위아래 화면을 나눠서 쓸 수 있어 상단 화면에는 영상이, 하단 화면에는 키보드 등이 나와 마치 소형 노트북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사진=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사진=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이는 갤럭시Z 폴드2 디자인의 핵심인 하이드어웨이(본체를 펴면 힌지가 안으로 말려 들어가는 디자인) 힌지가 적용돼 전작과 달리 원하는 각도로 고정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접힌 상태와, 절반만 펼친 상태, 완전히 펼친 상태의 총 세 가지 모드가 안정적으로 작동됩니다.

폴더블폰에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내구성입니다. 특히 갤럭시 폴드는 출시 당시 디스플레이를 연결하는 힌지 부위로 이물질이 들어가 고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출시 일정을 미뤄 다시 보완한 전력이 있습니다.

갤럭시Z 폴드2는 디스플레이 소재로 전작의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 소재인 초박막강화유리(UTG) 기반의 커버윈도우를 적용해, 주름을 줄이고 스크래치에 보다 강하도록 내구성을 강화했습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사진제공=삼성전자
또 디스플레이와 힌지 사이의 틈새에 이물질이 유입되는 것을 막는 광섬유 소재의 스위퍼 기술이 개선됐습니다. 마치 미세한 빗자루를 넣어 접었다 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물질을 쓸어낸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입니다.

대체적으로 만족감이 높은 제품이지만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카메라였습니다. 1200만 화소 트리플 카메라는 밝은 주광에선 괜찮았지만 어두운 저조도의 환경에선 화질 저하가 나타납니다. 삼성전자의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도 채택되고 있는 '카툭튀(카메라가 튀어나옴)'의 카메라 모듈치고는 아쉽다는 느낌입니다.
사진=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사진=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가격은 239만8000원입니다. 스마트폰치고는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것은 맞지만 전작과 동일한 가격으로 책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능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에 가격은 오히려 내려간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18일부터 정식 출시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 폴드2를 공개하면서 "플랫 스마트폰이여 안녕(Farewell Flat)"이라는 문구를 내걸었습니다. 그간 10여년간 스마트폰 시장의 주류였던 기존의 '바' 형태인 플랫형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폴더블폰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입니다. 갤럭시 'S' 'A' '노트' 시리즈 등으로 그간 플랫 형태의 스마트폰 시장을 주름 잡았던 삼성전자가 이젠 폴더블폰 시대를 펼쳐낼 수 있을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