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총리 정상 외교 훌륭…내 나름의 외교 자세 있어"
자민당 총재 후보 토론회…"시진핑 방일은 일정조율 단계 아냐"
'포스트 아베'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12일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이웃 국가와도 확실히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이날 오후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일본기자클럽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후보 토론회에서 일본의 외교·안보 정책에 관한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일미(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아시아 국가들과도 일본은 확실히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중국, 한국 등 근린 국가들과 꽤 어려운 문제는 있지만, 전략적으로 이런 나라들과 확실히 관계를 구축하는 외교를 하겠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이 언급한 한국과의 어려운 문제는 한일 갈등 핵심 현안으로 꼽히는 일제 강제동원 배상 소송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7일 자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일 관계에선 국제법 위반에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고, 6일 자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선 "일한(한일) 청구권협정이 일한 관계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스가 장관의 이런 발언은 강제동원 배상 소송에 대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입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됐다.

그는 정상 외교의 방향에 대해서는 "외교는 계속성이 중요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정상 외교는 정말로 훌륭하다"면서 "그런 일을 나는 할 수 없다.

나는 내 나름의 외교 자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형' 외교 자세를 관철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공적인 장소에서 발언할 수 없는 것이 많지만, 무엇이든 대응하려고 노력해왔다.

아베 총리도 가장 섭섭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일 자민당 청년·여성국 공동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선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가 장관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국빈 일본 방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는 단계가 아니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거에 대한 입장을 묻자 "국민이 무엇을 바라고 있겠는가"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확실히 하면 좋겠다.

또 경제를 재생시켰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강하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 대응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다시 드러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약 2시간 10분 동안 NHK를 통해 생중계되는 가운데 열린 토론회에는 스가 장관과 함께 입후보한 자민당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도 참여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여성 정책에 관해 묻자, 토론회 대표 질문 기자 4명이 모두 남성인 점을 지적하면서 여성이 활약하지 못하면 일본은 발전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자신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이유에 관한 질문에 '발신력 부족' 문제를 언급하면서 "외무상이나 정조회장이라는 입장에 지나치게 얽매였다"며 이번 자민당 총재 출마를 계기로 정치인으로서 발신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오는 14일 투개표가 이뤄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선 당내 주요 파벌의 지지를 받는 스가 장관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새 자민당 총재는 16일 일본 중의원에서 새로운 총리로 지명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