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논란 웹툰 '헬퍼'…BTS·아이유 팬들까지 분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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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캐릭터 성매매, 강간 대상 표현
"가학적 표현 참기 힘들 정도"
‘BTS부터 아이유까지’ 연예인 모방 캐릭터 등장
콘텐츠 규제 체계 필요성 커져
"가학적 표현 참기 힘들 정도"
‘BTS부터 아이유까지’ 연예인 모방 캐릭터 등장
콘텐츠 규제 체계 필요성 커져
여성 캐릭터 성매매, 강간 대상 표현…"가학적 표현 참기 힘들 정도"
네이버 성인 웹툰 '헬퍼2: 킬베로스'가 도를 넘은 여성 혐오 표현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헬퍼 독자들은 여성 인물을 대상으로 한 가학적인 장면들이 보기 힘든 수준에 다다랐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내용 뿐만 아니라 해당 웹툰 내 실존 인물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들이 등장한 것도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지난 11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고 있는 삭 작가의 ‘헬퍼2: 킬베로스’에 대한 지적이 빗발쳤다. 트위터에서는 이날 ‘#웹툰내_여성혐오를_멈춰달라’는 해시태그가 국내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올랐으며, 오후 3시까지 관련 트윗이 3만5000건 이상 게시되며 해당 웹툰을 규탄하는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졌다. 이와 함께 '#웹툰_내_혐오표현', '#혐오의_자유', '#종이인형이_사람을_바꾼다' 등의 해시태그도 연이어 올라오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헬퍼2: 킬베로스’는 가상의 도시 가나시(市)를 배경으로 하는 잔혹성 짙은 격투 만화다. 주 독자층은 남성이다. 높은 인기를 배경으로 2016년부터 시즌 2를 시작했다.
사실 콘텐츠를 살펴보면 ‘헬퍼2: 킬베로스’의 여성혐오 논란이 이제야 터진 것이 의문일 정도다. 해당 웹툰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여성 캐릭터들은 성매매를 하거나 강간을 당하거나 혹은 남성 등의 성적 노리개로 상납·이용된다. 과도한 신체·정신적 폭력성, 미성년자 강간 및 강간 미수 등 웹툰 내 여성 등장인물에 대한 비인간적 묘사가 빈번히 등장한다. 논란에 불을 붙인 결정적 발화점은 지난 8일 유료 독자를 대상으로 공개된 247화였다. 여성 노인 캐릭터가 알몸으로 결박당한 채 모발이 다 뜯긴 머리에 주사기로 약물을 투여받는 고문 장면에 독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웹툰 줄거리 흐름상 해당 노인 캐릭터가 사회적 약자로 살피기는 어려운 인물이다. 그러나 장면에서 드러난 잔혹성이 불필요하게 끔찍한 장면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독자층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
한 독자는 베스트 댓글을 통해 “주인공급 인물이 사지가 묶인 채 뇌에 뽕 맞고 알몸에 머리털 다 빠져 침 질질 흘리는 모습이 네이버웹툰에 정상 연재될 수 있는 작화 수준이 맞느냐”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11일 올라온 팬들의 공식 성명 게시글에도 “이번 9일 업로드된 ‘할머니 고문 장면’은 정말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다”는 문장이 담겼다. 독자들의 혹평이 이어지며 연재분은 12일 기준 평점 1.8점대를 기록했다.
‘BTS부터 아이유까지’ 연예인 모방 캐릭터 등장…팬들 “고소해야”
해당 웹툰에는 가수 방탄소년단(BTS)의 RM을 연상토록 하는 ‘잽몬’이라는 인물, 위너의 송민호를 연상케 하는 ‘마이너’라는 인물이 주인공의 주변 인물로 등장한다.특히 아이유의 생김새를 묘사한 ‘이지금’이라는 여성 캐릭터가 문제의 핵심으로 대두되고 있다. 닮은 꼴이라는 점 외에도 캐릭터 이름에서부터 아이유의 흔적이 발견되면서다. 가수 아이유의 본명은 이지은이다. 인스타그램의 아이디는 ‘dlwlrma(이지금)’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헬퍼 어시스트 작가의 인스타그램 팔로우 목록에 아이유가 포함된 점도 팬들에 의해 밝혀졌다. 이지금이라는 이름도 아이유의 SNS 계정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에서 팬들의 야유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13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누가 봐도 실존 인물인데 멋대로 2차 창작하는 거 막아야 한다”, “도용도 도용이지만 내용이 쓰레기다”, “팬으로서 저기에 비슷한 이름이 있는 게 눈물이 날 정도로 화가 난다”, “A(소속사 이름)가 신속히 고소해야 한다”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웹툰 측 “법적 강제 권한 없어”…콘텐츠 규제 체계 필요성 커져
이에 검수 책임을 맡고 있는 네이버 웹툰이 혐오 표현을 내재한 콘텐츠에 대해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네이버 웹툰 측은 “심각한 수준의 선정성·폭력성은 편집 단계에서 작가에게 수정 의견을 전달하고 있지만 수정 의견이 자칫 잘못하면 검열로 느껴질 수 있어서 조심하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혐오 표현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가 높아지는 만큼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더욱 보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네이버 웹툰 측에는 해당 콘텐츠에 대한 법적 강제 권한이 없다. 2017년부터 예술적 표현물에 대한 검열을 막기 위한 웹툰자율규제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으나, 연재처 측에 민원·의견 전달 이상의 권한을 가지지 않는다.
이에 웹툰의 혐오 표현 문제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한국만화가협회 웹툰자율규제위원회을 중심으로 한 명확한 규제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시적은 의견 전달과 내용 수정 등으로는 근본적인 체계 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게 이유다.
실제로 최근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 중인 기안84 작가의 ‘복학왕’ 역시 여성과 장애인·이주노동자 혐오 표현으로 수차례 논란을 빚은 바 있으나 실질적 개선 노력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에도 만화계성폭력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이 ‘복학왕’ 연재 중단과 소수자 혐오적 작품에 대한 패널티 부과 및 검수 조항 신설을 요구했지만 당시에 네이버 웹툰은 “개선하겠다” 이상의 대답을 내놓지 않은 바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