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5월 전국 봉쇄를 거친 이스라엘이 3주간 2차 전국 봉쇄에 들어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져서다.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현지 매체 하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각은 이날 회의를 열고 오는 18일부터 3주간 전국 봉쇄에 돌입한다고 결정했다.

오는 18일은 유대인 새해 연휴 '로쉬 하샤나'가 시작하는 날이다. 이에 따라 유대교 규율을 엄격하게 지키는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하레디)들의 봉쇄 조치 반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많은 초정통주의자들이 이번 조치에 분노를 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하레츠는 "초정통파 신자 수만명이 대규모 명절 기도회에 집결해 봉쇄조치에 저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사진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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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전문가들이 '적색 깃발'을 들었다"며 "즉각적인 조치를 필요로 한다고 경고한 데에 따라 봉쇄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이번 봉쇄조치는 총 3단계 중 1단계부터 시작한다. 1단계는 집에서 반경 500m 거리까지만 이동할 수 있고, 학교 식당 쇼핑몰 호텔 상점 관광지 등이 문을 닫는다. 슈퍼마켓과 약국 등은 제한적으로 영업이 허용된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후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봉쇄 단계를 조정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기존 계획보다 봉쇄 기간이 일주일 늘어났다. 이스라엘 정부는 당초 14일간 전국 봉쇄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에선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다. 지난 5월 중순엔 신규 확진자 수가 한자릿수로 줄어 5월 말 봉쇄조치를 완화했으나 이후 신규 확진자가 급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정부 대응이 늦어지면서 5월 말 대비 신규 확진은 9배, 사망자는 4배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일엔 4429명이 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스라엘 코로나19 일일 신규확진자 수가 4000명을 넘은 첫 사례다. 지난 11일엔 3038명, 지난 12일엔 4158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일까지 누적 확진자 수는 15만5604명, 사망자는 1119명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차 봉쇄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현 이스라엘 연립정부에도 타격"이라며 "코로나19 대응을 명목으로 급히 긴급 연정을 꾸렸으나 결국 대응에 실패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차 전국 봉쇄에 따른 경제피해도 막대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5월 말 봉쇄조치를 해제했지만 노동인구의 약 20%가 여전히 실직 상태다. 이스라엘 재무부는 이스라엘이 이번 봉쇄조치로 약 19억세겔(약 6조50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