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진 취업문…한 분야 '찐' '덕후'면 없는 자리도 만들어 스카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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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사 베테랑 최현수·조현수 씨 '입사가능성' 높이는 비결
두 명의 ‘인사쟁이’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제목의 번역서 《고용가능성(Employability)》을 출간했다. 번역자는 최현수 CJ제일제당 인사기획부장(41)과 조현수 로레알코리아 인사팀장(39)이다. 이 둘은 ‘현수(賢洙:현명함이 강처럼 흐르게 하라)’라는 이름을 쓰고, 국내외 기업을 오가며 10년 넘게 인사업무를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조 팀장은 화이자, 포스코건설, JTI, 이베이, 페덱스를 거쳤고 최 부장은 첫 직장을 제일모직(현 삼성물산)에서 시작한 뒤 삼성경제연구소, IBM, 로레알코리아에서 인사업무를 해왔다. 둘은 3년 전 로레알코리아 인사팀에서 만났다. 생김새는 달랐지만 서로 ‘죽이 잘 맞아’ 책까지 펴내게 됐다고 했다.
《고용가능성》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변환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불안에 떨고 있는 직장인과 구직자를 위한 책이다. 조 팀장은 “구직자에게는 ‘고용될 가능성(취업 경쟁력)’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기업에도 우수 인재를 ‘고용할 가능성(채용 경쟁력)’을 제시한 책”이라며 “구직자뿐 아니라 기업 인사 담당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번역서는 개념 및 모델 소개, 구직자의 취업 경쟁력, 기업의 채용 경쟁력 등 3개 부문으로 나뉜다. 최 부장은 기업의 채용 경쟁력 분야를, 조 팀장은 구직자의 취업 경쟁력 분야를 각각 맡아 번역했다.
코로나19로 기업 경영환경이 불투명하고 일자리가 줄고 있는 요즘 같은 시기에 어떻게 ‘고용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까. 최 부장은 “고용될 가능성을 오로지 기업이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취업문’이 좁겠지만 ‘생각의 전환(think out of the box)’을 하면 생각지도 못한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한 분야에 전문가 기질을 가진 ‘덕후’ ‘찐’이 되면 기업에서는 어떻게든 ‘모셔가는’ 시대가 됐다는 얘기다. 최 부장은 “수시채용이 일반화되면서 기업 채용팀의 역할이 달라졌다”며 “적극적 구직자보다 숨겨진 인재를 발굴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기업의 채용 트렌드는 ‘탐색적 면접(exploratory interview)’이다. 특별히 채용 소요가 있지 않더라도 인사담당자가 잠재력 있는 예비 구직자를 직접 찾아가 만난다. 조 팀장은 “앞으로 채용 담당자의 업무 중 30%는 잠재 지원자를 만나 인터뷰하는 데 써야 할 것”이라며 “회사에 필요한 인재라고 판단하면 없는 자리도 만들어서 스카우트하는 게 요즘 채용 트렌드”라고 말했다.
이들이 오랜 인사업무를 하면서 만난 ‘찐’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최 부장은 10년 전 제일모직 근무 때 해외 유명 패션 잡지 모델의 이름을 다 아는 지원자를 떠올렸다. “생명공학도였지만 패션에 관심이 많아 지원했어요. 실제 회사에 있는 잡지를 가져와 이름을 물었더니 정말 다 알고 있더라고요. 현재 뉴욕의 유명 패션회사에서 근무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조 팀장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등 자신에 대한 내면성찰과 함께 자기 효능감, 긍정적이고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이 ‘찐’이 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인사담당자로 기업의 채용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고 하자 최 부장은 “기업은 채용으로 끝나지 않는다. 인재들이 끊임없이 오고 싶어 하도록 고용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게 인사팀의 존재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로 일부 게임회사에서는 재택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의자를 보내줘 SNS에서 화제가 됐다며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그는 “모바일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들은 월급보다 ‘워라밸’, ‘의미’를 더 추구하기에 기업들은 끊임없이 직원들에게 감동과 의미를 줄 수 있는 미션을 설정하는 데 시간과 투자를 많이 한다”고 했다.
기업의 생리를 가장 잘 아는 인사담당자들은 어떻게 자신의 ‘고용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지 궁금했다. 최 부장은 전공인 인사 영역뿐 아니라 경영전략 박사과정도 공부 중이다. 글로벌 선진 기업들의 다양한 인사 제도를 놓치지 않고 글로 정리하는 노력은 필수다. 그는 “미래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역량을 발휘해 여러 직업을 가지는 ‘N잡러’의 시대”라며 “직장인들 역시 자신의 ‘가슴 뛰는 일’을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인문학과 심리학을 통해 사람의 정서지능(EQ) 개발을 위한 훈련에 두루 참여하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있다고 했다.
이들이 책을 출간한 지 4개월이 지났다. 딱딱한 책 제목과 겉표지인데 주위의 반응이 궁금했다. 조 팀장은 “무엇보다 취업을 지도하는 대학 경력개발센터에 이 책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강남 엄마’들이 자녀의 진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많이 구입하고 있어 놀라웠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조 팀장은 화이자, 포스코건설, JTI, 이베이, 페덱스를 거쳤고 최 부장은 첫 직장을 제일모직(현 삼성물산)에서 시작한 뒤 삼성경제연구소, IBM, 로레알코리아에서 인사업무를 해왔다. 둘은 3년 전 로레알코리아 인사팀에서 만났다. 생김새는 달랐지만 서로 ‘죽이 잘 맞아’ 책까지 펴내게 됐다고 했다.
《고용가능성》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변환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불안에 떨고 있는 직장인과 구직자를 위한 책이다. 조 팀장은 “구직자에게는 ‘고용될 가능성(취업 경쟁력)’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기업에도 우수 인재를 ‘고용할 가능성(채용 경쟁력)’을 제시한 책”이라며 “구직자뿐 아니라 기업 인사 담당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번역서는 개념 및 모델 소개, 구직자의 취업 경쟁력, 기업의 채용 경쟁력 등 3개 부문으로 나뉜다. 최 부장은 기업의 채용 경쟁력 분야를, 조 팀장은 구직자의 취업 경쟁력 분야를 각각 맡아 번역했다.
코로나19로 기업 경영환경이 불투명하고 일자리가 줄고 있는 요즘 같은 시기에 어떻게 ‘고용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까. 최 부장은 “고용될 가능성을 오로지 기업이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취업문’이 좁겠지만 ‘생각의 전환(think out of the box)’을 하면 생각지도 못한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한 분야에 전문가 기질을 가진 ‘덕후’ ‘찐’이 되면 기업에서는 어떻게든 ‘모셔가는’ 시대가 됐다는 얘기다. 최 부장은 “수시채용이 일반화되면서 기업 채용팀의 역할이 달라졌다”며 “적극적 구직자보다 숨겨진 인재를 발굴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기업의 채용 트렌드는 ‘탐색적 면접(exploratory interview)’이다. 특별히 채용 소요가 있지 않더라도 인사담당자가 잠재력 있는 예비 구직자를 직접 찾아가 만난다. 조 팀장은 “앞으로 채용 담당자의 업무 중 30%는 잠재 지원자를 만나 인터뷰하는 데 써야 할 것”이라며 “회사에 필요한 인재라고 판단하면 없는 자리도 만들어서 스카우트하는 게 요즘 채용 트렌드”라고 말했다.
이들이 오랜 인사업무를 하면서 만난 ‘찐’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최 부장은 10년 전 제일모직 근무 때 해외 유명 패션 잡지 모델의 이름을 다 아는 지원자를 떠올렸다. “생명공학도였지만 패션에 관심이 많아 지원했어요. 실제 회사에 있는 잡지를 가져와 이름을 물었더니 정말 다 알고 있더라고요. 현재 뉴욕의 유명 패션회사에서 근무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조 팀장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등 자신에 대한 내면성찰과 함께 자기 효능감, 긍정적이고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이 ‘찐’이 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인사담당자로 기업의 채용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고 하자 최 부장은 “기업은 채용으로 끝나지 않는다. 인재들이 끊임없이 오고 싶어 하도록 고용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게 인사팀의 존재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로 일부 게임회사에서는 재택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의자를 보내줘 SNS에서 화제가 됐다며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그는 “모바일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들은 월급보다 ‘워라밸’, ‘의미’를 더 추구하기에 기업들은 끊임없이 직원들에게 감동과 의미를 줄 수 있는 미션을 설정하는 데 시간과 투자를 많이 한다”고 했다.
기업의 생리를 가장 잘 아는 인사담당자들은 어떻게 자신의 ‘고용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지 궁금했다. 최 부장은 전공인 인사 영역뿐 아니라 경영전략 박사과정도 공부 중이다. 글로벌 선진 기업들의 다양한 인사 제도를 놓치지 않고 글로 정리하는 노력은 필수다. 그는 “미래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역량을 발휘해 여러 직업을 가지는 ‘N잡러’의 시대”라며 “직장인들 역시 자신의 ‘가슴 뛰는 일’을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인문학과 심리학을 통해 사람의 정서지능(EQ) 개발을 위한 훈련에 두루 참여하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있다고 했다.
이들이 책을 출간한 지 4개월이 지났다. 딱딱한 책 제목과 겉표지인데 주위의 반응이 궁금했다. 조 팀장은 “무엇보다 취업을 지도하는 대학 경력개발센터에 이 책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강남 엄마’들이 자녀의 진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많이 구입하고 있어 놀라웠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