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단계 완화로 돌아온 '카공족'…헬스장도 다시 활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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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스터디카페도 다시 문 열어…수험생들 "한숨 돌려"
PC방은 성인만 입장·음식 섭취 불가…업주들 "팔·다리 자르고 영업" 불만 사건팀 = 수도권에 적용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5단계에서 2단계로 하향 조정된 첫날인 14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인근 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들이 다시 자리를 차지했다.
이 카페는 매장 내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테이블과 의자를 절반가량 빼 매장 한 편에 쌓아놓았다.
이용객들은 서로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대각선으로 앉아 공부하고 있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A씨는 "시험 준비를 위해 학원가 근처로 이사 왔는데 여전히 대형학원은 영업 중지 상태이고 공부할 곳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며 "오늘부터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해진다고 해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그동안 포장과 배달 주문만 가능했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등은 방역수칙 준수를 조건으로 기존처럼 매장 내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운영이 중단됐던 중소형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 실내체육시설도 다시 문을 열었으며, 밤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했던 음식점도 시간제한 없이 영업이 가능해졌다.
양천구 목동에 있는 한 스터디 카페 입구에는 체온계와 출입자 명부가 놓여 있었다.
스터디카페 안에 들어가니 70석가량 되는 좌석에는 5명만이 앉아 있었다.
업체 주인은 "회원들에게 문을 다시 연다고 문자를 보냈지만, 재개장 첫날 오전이어서 그런지 아직 손님이 많이 없다"며 "2주 만에 문을 다시 열게 돼 다행이지만 손해가 크다.
다시 문을 닫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대표 학원가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 일대도 한산했다.
아직 문을 연 학원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기자가 찾은 5곳의 중소형 학원은 모두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이날까지 휴원한다고 안내하는 곳도 있었다.
한 소규모 수학학원은 문을 열고 청소를 하고 있었다.
강사나 학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학원 행정직원인 A(27)씨는 "강의를 촬영하느라 계속 문을 열긴 했는데 오늘 학생이 다시 나온다는 연락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학원가에서 만난 고등학교 1학년 B(16) 학생은 "수학, 국어 학원은 이번 주까지 계속 줌으로 강의한다고 해서 인터넷 강의를 들으려고 독서실에 가고 있다"며 "그나마 독서실이라도 다시 열어 숨통이 좀 트인다"고 했다.
재수생 자녀를 두고 있는 송파구 주민 주 모(52) 씨도 독서실과 학원이 다시 문을 열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주 씨 가정은 주 씨가 재택근무하고 대학생인 첫째 아들도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어 가정주부인 아내와 재수생 둘째까지 네 식구가 모두 종일 집에서만 생활해야 하는 환경이었다.
주 씨는 "둘째가 독서실로 가면서 온 가족이 쥐죽은 듯 지내야 하는 생활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며 "수능이 100일도 안 남았는데 독서실이나 학원이 문 닫는 일 없이 수능까지 잘 지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동안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2단계에서도 영업이 중단됐던 PC방은 '고위험시설'에서 제외되면서 이날부터 다시 영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미성년자 출입과 음식 섭취는 당분간 금지됐다.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PC방에 들어서니 유통업체 직원들과 PC방 매니저가 수납공간에 가득 쌓여 있던 라면과 과자 등을 파란색 비닐봉지에 담고 있었다.
유통업체 직원 김 모(45) 씨는 "PC방 사장님이 성인 손님만 받아서는 알바비도 안 나오는데 음식도 못 판다고 하니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며 "영업장에 남아 있는 장비와 식품을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포구의 또 다른 PC방은 총 127석의 자리 중 6석에만 손님이 앉아 있어 거의 텅 빈 상태였다.
PC방 점주 임 모(41) 씨는 "두 달 사이에 운영하던 PC방 4개를 접었다"며 "PC방 개업할 때는 하나에 4억∼5억원 정도가 들었는데 폐업하면서 보증금에 컴퓨터 처분까지 1억원 정도만 건져 돈을 다 날렸다"고 말했다.
임 씨가 보여준 PC방 점주들의 익명 단톡방에서는 정부의 결정에 '팔다리를 다 잘라놓고 영업을 하라는 거냐', '지금 가격으로는 유지가 안 되니 가격을 올려야 한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임씨는 "항상 미리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고 발표가 갑작스럽게 나 힘들다.
24시간 운영해야 하는데 당장 야간 아르바이트생도 못 구했다"며 "구청에 물이나 음료수는 팔아도 되는 건지 물었는데 중앙정부에 물어보고 알려주겠다고 해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부터 문을 다시 연 실내체육시설에는 그간 집 안에만 머물러야 했던 사람들이 몰리며 활기를 띠었다.
송파구의 한 헬스장에는 오전부터 20여명이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하고 있었다.
운동을 마치고 나오던 김모(33)씨는 "2주간 몸이 많이 둔해졌는데 오랜만에 운동하니 활력이 도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헬스장 관계자는 "그간 운동을 못 해 답답했던 회원들이 많았는지 이른 시간부터 많이들 헬스장에 나와 주셨다"며 "최대한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음에도 마냥 기쁘지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헬스장 운영자들이 모인 한 온라인 카페에는 "문 열 수 있어서 좋지만 추석 연휴 때 방역지침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며 걱정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한 회원은 "2주 후에 또 문을 닫게 할 것처럼 말하니 회원들도 (운동) 흐름이 끊길까 재등록하지 않을 것 같다"며 "문을 못 여는 것보단 낫지만 한숨만 나온다"고 댓글을 달았다.
/연합뉴스
PC방은 성인만 입장·음식 섭취 불가…업주들 "팔·다리 자르고 영업" 불만 사건팀 = 수도권에 적용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5단계에서 2단계로 하향 조정된 첫날인 14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인근 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들이 다시 자리를 차지했다.
이 카페는 매장 내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테이블과 의자를 절반가량 빼 매장 한 편에 쌓아놓았다.
이용객들은 서로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대각선으로 앉아 공부하고 있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A씨는 "시험 준비를 위해 학원가 근처로 이사 왔는데 여전히 대형학원은 영업 중지 상태이고 공부할 곳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며 "오늘부터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해진다고 해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그동안 포장과 배달 주문만 가능했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등은 방역수칙 준수를 조건으로 기존처럼 매장 내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운영이 중단됐던 중소형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 실내체육시설도 다시 문을 열었으며, 밤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했던 음식점도 시간제한 없이 영업이 가능해졌다.
양천구 목동에 있는 한 스터디 카페 입구에는 체온계와 출입자 명부가 놓여 있었다.
스터디카페 안에 들어가니 70석가량 되는 좌석에는 5명만이 앉아 있었다.
업체 주인은 "회원들에게 문을 다시 연다고 문자를 보냈지만, 재개장 첫날 오전이어서 그런지 아직 손님이 많이 없다"며 "2주 만에 문을 다시 열게 돼 다행이지만 손해가 크다.
다시 문을 닫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대표 학원가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 일대도 한산했다.
아직 문을 연 학원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기자가 찾은 5곳의 중소형 학원은 모두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이날까지 휴원한다고 안내하는 곳도 있었다.
한 소규모 수학학원은 문을 열고 청소를 하고 있었다.
강사나 학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학원 행정직원인 A(27)씨는 "강의를 촬영하느라 계속 문을 열긴 했는데 오늘 학생이 다시 나온다는 연락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학원가에서 만난 고등학교 1학년 B(16) 학생은 "수학, 국어 학원은 이번 주까지 계속 줌으로 강의한다고 해서 인터넷 강의를 들으려고 독서실에 가고 있다"며 "그나마 독서실이라도 다시 열어 숨통이 좀 트인다"고 했다.
재수생 자녀를 두고 있는 송파구 주민 주 모(52) 씨도 독서실과 학원이 다시 문을 열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주 씨 가정은 주 씨가 재택근무하고 대학생인 첫째 아들도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어 가정주부인 아내와 재수생 둘째까지 네 식구가 모두 종일 집에서만 생활해야 하는 환경이었다.
주 씨는 "둘째가 독서실로 가면서 온 가족이 쥐죽은 듯 지내야 하는 생활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며 "수능이 100일도 안 남았는데 독서실이나 학원이 문 닫는 일 없이 수능까지 잘 지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동안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2단계에서도 영업이 중단됐던 PC방은 '고위험시설'에서 제외되면서 이날부터 다시 영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미성년자 출입과 음식 섭취는 당분간 금지됐다.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PC방에 들어서니 유통업체 직원들과 PC방 매니저가 수납공간에 가득 쌓여 있던 라면과 과자 등을 파란색 비닐봉지에 담고 있었다.
유통업체 직원 김 모(45) 씨는 "PC방 사장님이 성인 손님만 받아서는 알바비도 안 나오는데 음식도 못 판다고 하니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며 "영업장에 남아 있는 장비와 식품을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포구의 또 다른 PC방은 총 127석의 자리 중 6석에만 손님이 앉아 있어 거의 텅 빈 상태였다.
PC방 점주 임 모(41) 씨는 "두 달 사이에 운영하던 PC방 4개를 접었다"며 "PC방 개업할 때는 하나에 4억∼5억원 정도가 들었는데 폐업하면서 보증금에 컴퓨터 처분까지 1억원 정도만 건져 돈을 다 날렸다"고 말했다.
임 씨가 보여준 PC방 점주들의 익명 단톡방에서는 정부의 결정에 '팔다리를 다 잘라놓고 영업을 하라는 거냐', '지금 가격으로는 유지가 안 되니 가격을 올려야 한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임씨는 "항상 미리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고 발표가 갑작스럽게 나 힘들다.
24시간 운영해야 하는데 당장 야간 아르바이트생도 못 구했다"며 "구청에 물이나 음료수는 팔아도 되는 건지 물었는데 중앙정부에 물어보고 알려주겠다고 해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부터 문을 다시 연 실내체육시설에는 그간 집 안에만 머물러야 했던 사람들이 몰리며 활기를 띠었다.
송파구의 한 헬스장에는 오전부터 20여명이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하고 있었다.
운동을 마치고 나오던 김모(33)씨는 "2주간 몸이 많이 둔해졌는데 오랜만에 운동하니 활력이 도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헬스장 관계자는 "그간 운동을 못 해 답답했던 회원들이 많았는지 이른 시간부터 많이들 헬스장에 나와 주셨다"며 "최대한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음에도 마냥 기쁘지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헬스장 운영자들이 모인 한 온라인 카페에는 "문 열 수 있어서 좋지만 추석 연휴 때 방역지침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며 걱정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한 회원은 "2주 후에 또 문을 닫게 할 것처럼 말하니 회원들도 (운동) 흐름이 끊길까 재등록하지 않을 것 같다"며 "문을 못 여는 것보단 낫지만 한숨만 나온다"고 댓글을 달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