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가 지난해 공개한 수소연료전지 트럭 '니콜라원(Nikola One)' [사진=니콜라모터스]
니콜라가 지난해 공개한 수소연료전지 트럭 '니콜라원(Nikola One)' [사진=니콜라모터스]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의 주가가 기술 사기 의혹으로 폭락한 가운데 증권 소송 전문 로펌까지 집단소송을 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논란이 번지고 있다. 니콜라에 투자한 국내 기업들까지 영향을 받게 됐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소송 전문 로펌인 로젠(Rosen)은 최근 니콜라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겠다며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나섰다.

로젠은 "지난 10일 힌덴버그리서치는 발간한 보고서에서 니콜라가 수십 가지 거짓말에 기반한 복잡한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을 대리해 니콜라에 소송을 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버터 등 핵심 부품 기술력이 없어 다른 회사 제품을 사다 쓰면서 자사 제품인 양 타사 상표를 숨기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힌덴버그리서치의 보고서 내용도 인용했다.

로젠이 나선 것은 니콜라가 투자자를 상대로 거짓말을 했고, 그 말에 속아 고가에 주식을 사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있다는 주장에 근거한다. 니콜라의 거짓말이 드러나면서 주가가 폭락해 경제적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니콜라는 지난 6월 상장한 뒤 수소트럭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주가가 상장 전 35달러선에서 80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했다. 최근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이 지분 11%를 인수하는 등 호재가 잇따랐다.
미국 로펌 로젠은 니콜라가 거짓말으로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혔다며 집단소송에 참가할 니콜라 주주를 모으기 시작했다. [사진=로젠 로펌 홈페이지 캡처]
미국 로펌 로젠은 니콜라가 거짓말으로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혔다며 집단소송에 참가할 니콜라 주주를 모으기 시작했다. [사진=로젠 로펌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공매도 투자자인 힌덴버그리서치가 지난 10일 니콜라의 기술력에 의문을 던지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논란이 커졌다. 힌덴버스리서치는 니콜라가 공개했던 세미트럭의 고속도로 주행 영상과 관련, 전직 직원이 보낸 문자메시지와 해당 지역을 조사한 결과 언덕 꼭대기로 트럭을 견인한 뒤 언덕 아래로 굴러가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라고 했다.

불똥은 미국 증시를 넘어 국내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니콜라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발굴해 투자한 회사로도 유명하다. 한화솔루션은 자회사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니콜라 지분 약 3.07%를 보유하고 있다.

니콜라의 기술력 논란에 한화솔루션은 이날 오전 9시33분께 전 거래일 대비 650원(1.4%) 떨어진 4만5700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에는 6%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결국 한화솔루션은 -3.56% 약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니콜라도 반격에 나섰다. 트레버 밀턴 니콜라 최고경영자(CEO)는 "힌덴버그의 주장을 반박하는 자세한 보고서를 곧 내놓을 것"이라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몇몇 기업과 투자자에게 검증 받았다. 주가 조작을 시도하는 잘못된 정보로 가득 찬 보고서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